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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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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露, 내가 만난 가을꽃 앞뜰을 걷다 보면 만나는 야생초, 들꽃. 찬이슬 내리는데 만발이다. 누가 보라고 피는 게 아니다. 여름내내 줄기차게 피던 메꽃과 달맞이꽃 무리들은 이미 꽃잎이 작아지고 말라 하염없이 스러져 간다. 우리집 마당에도, 차고 뒤켠에도 눈에 띌듯 말듯 작은 꽃들이 피어 있다. 봄부터 피던 꽃들이다. 가을에 피면 가을 꽃이 아니던가. 채마밭에서는 호박꽃이 새삼 "날 좀 보소!" 하네.
무궁화와 호박꽃 감상법 앞뜰을 걷다가 쨍쨍한 햇살 아래 활짝 핀 무궁화를 만났다. 동구밖 팔각정 앞에 무궁화 두 그루가 생각났다. 3년 전에 내가 심은 무궁화다. 발길 돌려 찾아가보니 아직 감감 무소식... 언제 피려나. 밭에는 넝쿨져 뻗은 줄기마다 애호박이 달린 호박꽃이 무성하다. 꽃은 꽃. 무궁화 필 때 호박꽃도 핀다. 서로 다른 듯 두 꽃의 공통점은 피었다 지고 또 피고, 은근하고 끈기가 있다. 수더분하다.
계절은 봄, 날씨는 여름 박꽃이 예쁘냐 호박꽃이 좋으냐 하는 질문은 아니함만 못하다. 박꽃은 밤에 피었다 아침에 지고 호박꽃은 낮에 핀다. 해들무렵에 박꽃과 호박꽃을 잠깐 동시에 볼 수 있다. 오늘 핀 박꽃은 수놈이고 호박꽃은 뒤에 새끼 호박이 달린 걸 보니 암놈이다. 박꽃과 호박꽃이 피기 시작하면 여름이다. 대박 대호박이 얼마나 열어줄 지 거는 기대가 크다.
귀촌일기- 지난 여름 이야기...호박꽃 호박꽃이라고? 놀리지 마라. 나는 호박꽃이 좋다. 수더분하다. 초여름부터 서리 내리는 가을 늦게까지 줄기차게 피는 꽃이 호박꽃 밖에 어디 있더냐. 볼수록 넉넉한 꽃, 호박꽃. 호박꽃 만 같아라.
귀촌일기- 귀농의 평범한 하루 도내수로 앞뜰의 벼는 익어간다. 마당의 석류도 익어간다. 모과나무에 앉아 나비가 쉰다. 어디 출타, 잠시 외출했다가 돌아오면 일이 곱빼기다. 가기 전에 이런저런 단도리에 정신 없는 것까지 합하면 가출도 함부로 하는 게 아니다. 귀촌에서 가출은 사나흘이 한계다. 이웃 옥향 할머니..
귀촌일기- 부추꽃 그러나... 그다지 가을에 피는 꽃이 많지않다. 채마밭 한쪽 귀퉁이 여기. 갸날픈 부추꽃이 찬 새벽이슬을 맞아 오늘따라 한껏 새침하다. 저기, 호박꽃은 초여름부터 지금까지 입추 처서를 지나 백로 한로 상강, 아마 입동까지 피고 지고 굳세게 필 것이다. 나는 호박꽃이 좋다.
귀촌일기- 새벽에 할 일이 있다 2단 고추줄 매는 걸 놓쳤더니 지난 밤 비바람에 고춧대가 드러눕고 몇 개 뿌러졌다. 뒷북치는 농삿일도 가끔 있다. 땀 나는 고춧줄 매기는 선선한 새벽이 좋다는 걸 알았다. 호박꽃도 아침에 핀다. 새벽 퇴근길에 첫 오이 두 개를 땄다.
귀촌일기- 모과꽃과 모과 ,호박꽃과 호박 호박과 달리 호박꽃도 열심히 쳐다보면 예쁘다. 과일가게 망신 모과가 시킨다고 모과꽃 마저? 꽃은 모두 예쁘다. 흠집 하나 없이 때깔 좋은 대형 마트에 진열되어 있는 모과는 도대체 어떻게 재배한 것일까? 올해따라 벌레가 더많이 먹었다. 겉은 말짱해도 잘라보면 실망스럽다. 모과차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