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 (27) 썸네일형 리스트형 박꽃 한창 뻗어가는 박덩쿨. 갑자기 현관 앞이 환하다. 해가 질 무렵에 핀다. 달빛 아래서 더 희다. 그래서 박꽃 미인이라 했던가. 꽃말은 기다림. 문을 열다 열흘 만에 돌아왔다. 나는 문부터 활짝 열었다. 현관문, 거실문, 북창, 큰방 문, 서재 문... 거풍이랄가. 그 사이 봄은 바짝 다가왔다. 안개가 걷히자 장독에는 햇살이 곱다. 감자 심을 때가 코 앞이다. 대황리 박 이장에게 빨간 씨감자를 부탁해 두었다. 귀촌일기- (31) 버갯속영감 버갯속 (31회분) 쾅! 쾅! 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렸다. 조금 전에 서울서 내려와 집사람과 나는 저녁 준비를 하고 있었다. 분명 버갯속 영감이었다. “어, 버갯속 영감님?” 현관문을 열자 낙조가 내린 솔밭이 시야를 메웠다. 뉘엿뉘엿 넘어가는 해를 등진 채 서있는 사람은 ..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