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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양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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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털었다? 개운하다. 마늘과 양파 농사는 이제부터 내년 6월까지 기다리면 된다. 동밭과 서밭이라 부르는 두 군데 짜투리 밭에 오늘로서 호남마늘과 자주양파를 다 심었기 때문이다. 내가 이렇게 시원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이웃에서 육쪽마늘을 심고 종자가 남으면 나에게 주기로 약속했기에 '먹다남은 개떡' 처럼 어정쩡하게 빈자리를 남겨두었는데 날은 추워지고 마냥 기다릴 수 없어, 모종시장에서 자주양파 모종 한 단을 사와서 마저 심어버린 것. 약속했던 본인들이 아무런 이야기를 않는데 가을걷이에 바쁜 사람들 붙들고 마늘종자 남았냐고 새삼 물어볼 수도 없어 아예 단안을 내려버렸던 것이다. 실은 호남마늘 종자도 버갯속영감님 댁에서 심고 남은 걸 얻어왔던 것이었다. 쪽파, 양파, 마늘 등등 남은 종자는 흔히들 이웃에 나누어 주는 미..
기온이 뚝! 자주양파 심었다 어젠 유공비닐 구멍을 손가락으로 찔러가며 양파를 심었는데 오늘은 철제 파이프를 찍어눌러 구멍을 낸 다음에 그 사이로 양파모종을 심었다. 밤사이에 흙이 굳어진 것이다. 본래 황토질인데다 요즘 잦은 비에 트랙터로 밭갈이를 할 때 이미 흙이 떡져 있었다. 덤뿍 퇴비거름을 넣어가며 깨부수느라 애를 먹었다. 하룻새 복장이 달라졌다. 보이는대로 주섬주섬 껴입었다. 어제까지 15도이던 아침 기온이 어제보다 5도로 곤두박질 쳤다. 바람까지 강풍이다. 첫추위는 더 춥다. 어제 이어 오늘로 자주양파 모종 700여 개를 심은 셈이다. 200구 짜리 연결포트 두 판을 샀는데 모종아줌마가 반 판을 덤으로 준데다, 한 구에 양파 모종이 두개 난 건 둘로 쪼개 심었기 때문이다. 중간의 큰 밭을 사이에 두고 동밭과 서밭 두군데 짜투..
내일은 자주양파 모종 심는 날 어제 난지형 호남 마늘을 심었다. 육쪽마늘은 한지형이라 날이 추워져야 심는다. 어제 호남마늘도 그렇고 육쪽마늘 종자도 심고 남은 걸 이웃에서 받기로 약속을 했다. 그래서 다른 집에 비해 마늘 심는 시기가 조금 늦다. 이젠 자주양파 심을 차례다. 자주양파 모종, 연결포트 200구짜리 두 판을 샀다. 한 판에 15.000 원... 두 판이면 30.000 원이다. 차에서 내리지 않고 있는 나에게 다가와 '무슨 양파를 이렇게 많이 심으슈?' 하며 모종 아지매가 물었다.
황무지를 개간한다는 것 밭이란, 놀려두면 황무지가 된다. 하우스 옆에 10 평 남짓한 짜투리 땅이다. 5, 6년 팽개쳐놨더니 온갖 잡초가 대를 이어 판을 쳤다. 강원도 화전민을 생각하며 마음 먹고 덤벼들었다. 알짜배기 밭 모양새를 갖추었다. 사흘 걸렸다. 자주양파와 마늘을 심을 요량이다.
가을비는 오락가락하는데... 구월이라 계추되니 한로 상강 절기로다 제비는 돌아가고 떼기러기 언제 왔노 벽공에 우는 소리 찬이슬 재촉는다... 들에는 조피 더미 집 근처는 콩팥 가리 벼타작 마친 후에 틈 나거든 두드리세... 농가월령가 9월령이다. - - - - - 오늘이 한로, 곧 상강.
마늘,양파 심기...준비작업 동밭은 열댓 평 되는 짜투리 밭이다. 지난 초여름에 마늘과 자주양파를 캔 뒤 방치해놨더니 잡초가 무성했다. 그동안 몇 번을 깎아주었다. 이웃집밭과 경계선에 심었던 해바라기 잔해를 정리했다. 예취기를 돌려 마른 풀을 깎은 다음 갈고리로 걷어냈다. 짬짬이 며칠 걸렸다. 밭 모양새가 깔끔해졌다. 올해도 자주양파와 마늘을 심을 예정이다. 오늘 거름 세 포를 갖다두었다. 다음 할 일은 거름 뿌리는 일. 로타리를 치기 전에 미리 해두어야 한다.
예술 작품이 다로 있나? 모듬 피클 비트, 오이, 미인고추, 파프리카, 자주양파... 모듬피클이다. 옆에서 보니 만들기 간단치 않다. 사흘 걸렸다. 그런데 재료는 모두 내가 재배한 작물이다. 양파는 작년에 심어 월동을 하였고 나머지 재료는 5월에 모종을 심어 8월까지 넉달을 가꾼 것이다. 예술 작품이 따로 있나?
우산 쓰고 고추 따다 올라오다 사라진 태풍, 창밖엔 진종일 하염없이 비가 내리고... 피클 담근다며 미인고추 좀 따다 달라는 집사람의 부탁을 받고 밭에 내려갔다. 장홧발에 우산을 받쳐들고 고추를 따기는 처음. 비트, 자주양파, 파프리카는 이미 준비되어 있었다. 모두 내가 재배한 작물이다. 올핸 어떤 피클 작품이 나올지? 자못 궁금... 귀촌의 하루는 또 이렇게 저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