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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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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93-98 김상무 아리랑(34화) "화촌에 도시락 시키지." 34 이라는 테마가 가는 길은 험난했다. 금성산전, 금성계전, 금성기전 3사의 통합은 3사 사이에 중복된 사업의 통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에이플랜에서 가장 난제다. 통합작업의 핵심이다. 와 은 물론 PLC를 포함하여 공정제어, 센서, 온도조절 밸브, BAS는 금성하니웰과도 중복이다. 그 중에서 매출이나 인원 면에서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이 최대 관심사항이다. 오늘은 프로젝트의 보고회 날이다. 어제 오후 늦게 갑자기 이희종 CU장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불가피한 외부 일정이 생겼으므로 허창수 부사장 주관으로 보고회를 진행하라는 내용이었다. 프로젝트 매니저로서 입술이 마르는 순간이다. 에이플랜의 일정상 뒤로 미룰 수도 없다. 중요한 사안일수록 빠른 의사결정을 하지않으면 다음 단계의 작업이 불가능하다. 톱..
LG 93-98 김상무 아리랑(32화) 첫 보고회 32. 최종보고 패키지는 새벽까지 나오지 않았다. 에이플랜 팀은 모두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 강명철이 대외비 자료 배포 일련번호를 써넣은 시간이 10 시 무렵이었다. 트윈타워 구내 식당에서 점심식사는 건너뛰었다. (1993년) 11월 8일, 오후 3시. 본사 회의실. 보고회가 시작되었다. 라는 제목의 두툼한 보고서 두 권이 경영회의 멤버들 책상위에 놓여 있었다. 시퍼런 표지와 자료의 부피가 위압감을 더해 주었다. 경영회의 멤버는 모두 13명이다. 각 사업부장, 공장장, 에이플랜 팀에서 14명, 매킨지에서는 매킨지 일본 본사의 지구사 이사가 참석해 모두 6 명, 회장실은 남용 상무를 비롯하여 4 명 등 40여 명이 자리를 잡았다. 보조의자까지 들여와 넓은 회의실이 사뭇 좁았다. 첫 보고회다운 열기를 뿜어냈..
LG 93-98 김상무 아리랑(59화-3) “고생을 알긴 아는군!” 59-3 해마다 4/4분기 중반에 CM(컨센서스 미팅)을 했다. 당해년도 경영 성과가 손에 잡히고 다음해 사업계획이 그려지는 시점이다. 그룹 회장과 CU장 간에 관행으로 정착되었다. 각 CU의 경영 성과는 ABCDE 등급이 매겨져 사장단의 인사 이동, 임원 승진과 퇴진, 차등 상여의 지급 기준이 되었다. 년말이 가까워오면 그룹내 20여 CU는 CM에 대비하느라 전전긍긍 했다. 나는 CM의 실무 책임을 총괄했다. 구자경 회장의 '럭키금성' 시절에는 자율경영이라는 테두리에서 선언적인 각서 교환으로 끝났으나 1995년 구본무 회장 체제의 'LG'가 되면서 약 1시간 30분 대면 보고와 질의응답 형태로 전환되었다. 96년 11월12일은 기억에 새롭다. 96년도 산전CU CM에서 마무리 발언에서 구본무 회장이 말..
LG 93-98 김상무 아리랑(59화-1) "할 말이 있습니까?" 59-1 산전CU의 생산 제품군은 갈수록 늘어나 매출이나 이익구조에서 천차만별이다. 통상적인 눈으로 보면 지속해야 할 사업은 몇 개 안된다. 산전은 문을 닫아야할 회사다. 여간 뚝심이 있고 강심장 사장이 아니면 헤쳐나가기 힘든 회사다. ‘산전의 이해’가 없이는 불안한 회사였다. 금성계전은 74년 6월 설립되었다. 윤욱현, 이헌조, 구두회, 윤욱현(중임), 최선래. 김영태, 최근선, 백중영, 성기설이 사장 또는 부사장을 역임했다. 금성기전은 78년 5월 서통전기를 그룹이 인수하여 신영전기, 금성기전으로 상호 변경이 있었다. 구자두, 홍종선, 구자원, 김회수 사장으로 이어졌다. 금성산전은 87년 3월 설립되어 현재 산전CU장으로 이희종 사장이다. 10년 가까이 재직은 드문 일이다. “ 적자회사를 만들고 무슨..
LG 93-98 김상무 아리랑(44화-4) 김 사장은 옷을 벗었다 44-4 서울로 돌아오는 김포행 비행기를 기다리는 제주공항에서 이희종 CU장을 비롯해 워크샵 참석자 일행에게 옥돔을 나누어 주었다. 허창수 부사장이 제안한 아이디어가 현실화 된 것이다. 품목을 뭘로 선정하느냐부터 수산물 센터를 찾아 제주 기념 선물을 급히 준비하느라 오전내내 에이플랜팀 친구들이 바쁜 걸음을 쳤다. 제주 특산품 말린 옥돔이라는 말에 다들 좋아했다. “ 달랑 한 마리 주는 게 어딨어요? ” “ 줄려면 제대로 주어야 힘을 쓰지!... ” 제주에서 돌아온 다음날 전화통으로 나에게 날아든 반응이었다. “ 에이플랜 하더니 김 이사가 되게 짜졌어. ” 농반진반으로 허 부사장도 나를 보자 대뜸 말했다. 일행에게 나누어준 말린 옥돔은 직위 고하를 막론하고 딱 한 마리씩이었다. 강명철이 준비를 하면서 너무..
LG 93-98 김상무 아리랑(44화-3) "들었어요? 김 이사!" 44-3 저녁 회식장소는 초가장이라는 횟집이었다. 제주에서 다금바리를 잘한다는 소문이 나있었다. 일상에서 벗어난 것만으로 표정들은 느긋했다. 탈 서울, 출 트윈빌딩은 좋은 아이디어였다는 칭찬을 귀 뒤로 들으며 나도 횟집 문을 들어섰다. 모두 17명. “ 김 이사. 오늘 고생했는데 가운데로 앉어! ” 권태웅 하니웰 사장이 내 손목을 잡아 이희종 CU장 옆에 눌러앉혔다. CU장도 턱을 두어 번 끄덕이며 그렇게 하라는 시늉을 했다. 여느 회의가 다 그러했지만 오늘 워크샵에서도 숙제가 많이 떨어졌다. 권 사장의 한마디가 무거운 마음을 가쁜하게 해주었다. 서로 마주앉은 긴 줄에 좌석 배치는 사장들이 외곽에 포진한 형국이 되었다. 애연파를 빙자하여 문 가 쪽으로 빠지려는 몇 사람이 있었다. 서정균 전무와 이중칠 전..
LG 93-98 김상무 아리랑(44화-2) "나도 알아!" 44-2 나는 조심스럽게 이희종 CU장의 의중을 떠보았다. " 저, 일 좀 하도록 만들어 주십시오. 지금 이래가지고는 앞으로 나갈 수가 없습니다. 시간은 자꾸 갑니다. " “ .... 그런 말이 나올 만도 해. 나도 알아.” 낌새를 느꼈는지 CU장은 적극적으로 대응해주었다. “ 에이플랜 반년이 넘었습니다. 밑에서 나올 이야기는 다 나왔습니다. 이젠 에이플랜의 갈 길도 공유가 되었습니다. 속도만 붙이면 됩니다. ” “ .............. 내가 무얼 도와줄 가? ” “ 문제는 어른들입니다. 사장님들끼리 이야기 좀 하십시오. ” 내 어투에는 다분히 짜증이 있었다. “ ................ ” “참깨 천 번 구르느니 호박 한 번이 낫다는 말도 있지않습니까.” ‘CU장님 책임입니다’ 라는 말이 입..
LG 93-98 '김상무 아리랑' 연재 재개함 '김상무 아리랑'을 2013년 8월 30일부터 2014년 2월 2일까지 18회 연재하다 중단하였다. 이후 구본무 회장의 별세를 추모하는 등... 이런저런 계기로 4회분을 간헐적으로 게재한 적이 있기에 지금까지 총 22회를 블로그에 연재한 셈이다. 8년 전, 처음 연재를 시작하면서 이렇게 썼다. ... 은 모두 161화이다. 앞으로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지만 161화까지 갔을 때 은 끝난다. 은 5년의 기록이다. 1993년 8월 11일부터 1998년 7월 11일까지다. 금성산전, 금성계전, 금성기전. LG의 산전CU 3개 법인회사를 통합하는 작업인 'A 플랜 프로젝트 팀'을 맡았다. A플랜 프로젝트를 시작할 당시 나의 직위는 이사였고 끝날 때는 상무였다. 을 오래 전에 정리해두고서 발표를 안한 이유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