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어은리

(16)
귀촌일기- 6년 공사, 올해 안엔 개통되나? 이런 날은 하루종일 개였다. 앞뜰에 햇살이 찾아온 것 만으로 아침이 따뜻하다. 올겨울은 초장부터 눈으로 날이 새고 눈으로 저물었다. 궂은 날이 많았다는 얘기다. 오늘은 장날. 3, 8이 장날이다. 꼭 장날이라기라서보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모처럼 읍내 나들이가 장날이 된 것 뿐이다. ..
귀촌일기- 상수도와 우물의 차이 반갑지 않은 일일랑 때론 겹쳐서 오기에 이번 수돗물 대란은 우리 마을 역사상 일찌기 없었던 최악이었다. 시기적으로 물을 가장 많이 쓰는 여름인데다, 가족 친지들이 많이 찾아오는 주말에다, 두 가지 재변이 연달아 발생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수리하는 일꾼들 마저 쉬었다. 결정판은,..
귀촌일기- 얼음이 녹으면... 봄이 된다 오늘은 많이 걸었다. 도내수로의 끝. 방조제 뚝을 건너. 어은뜰 지나 염창마을을 돌아. 날이 풀렸다. 날씨가 걷게 했다. 길이 질척거렸다. 어제까지 빙판이었다. 얼음이 녹는다. 눈이 녹는다. 이쪽은 가로림만 바다. 또 한쪽은 도내수로와 간사지 논. 갯골에는 갈매기. 간사지 논에 청둥오..
귀촌일기- 우분 퇴비가 왔다, 농사는 계절을 앞서 간다 덥다덥다 하면서 눈 깜빡할 사이에 입추가 지나갔다. 김장용 배추, 무 밭갈이도 곧 해야한다. 이런저런 월동준비에 슬슬 맘이 급해진다. 우리 동네 건너 마을인 어은리에 사는 함 사장이 해질 무렵에 퇴비를 싣고 왔다. 미리 부탁을 해두었던 우분이다. 따가운 햇살이 수그러들기 전인 데 ..
귀촌일기- 4.11총선, 폐교에서 투표하다 도내리,어은리,산후리 관할 태안읍 제4투표소. 지금은 폐교가 되어버린 어은 초등학교. 투표소 바로 옆 교실에는 태극기 아래 악보까지 그려진 교가가 정중히 놓여있다. 배구장 심판대. 누군가가 발을 딛고 올라서서 부는 호르라기 소리가 들리는 듯. 동상 셋을 교문 옆에서 만난다. 효자 ..
귀촌일기- 짜장면 먹는 사연 때론 욕쟁이로 그 양반이 있어 동네가 심심치않다. 인기 쨩. 도내리와 어은리를 묶은 어도어촌계의 어촌계장. 하여튼 요란한 그 양반이 한동안 안보이는가 했더니 어느날- 자세히 말하자면 마을 척사대회하는 날, 텁수룩한 수염에 모자를 눌러쓰고 나타났다. 윷놀이에 왠 모자. 모자를 벗..
여름의 아침
산하는 포성이... 지금 포성이 울린다. 밤낮없이 대포소리가 요란하다. 며칠 전 산보길에 산마렝이를 돌다가 포화에 놀라 나자빠질 뻔 했다. 처음에는 건너마을 어은에서 메아리 되어 울리더니 이젠 등 뒤와 코 앞까지 바짝 다가왔다. 콩심는 계절. 콩 파먹는 비둘기와 한판 승부가 시작되었다. 비둘기 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