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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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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련인가 아쉬움인가... 감태 만들기 "몸이 작살났씨유." "골병들었슈." 감태 이야기만 나오면 남여 불문 쎈소리가 맨 먼저 나온다. 다들 머리를 흔든다. 자식 공부시키고 시집 장가 보내는데 감태가 한몫했다. 농어촌 복합인 우리 마을로선 감태를 만들어 내다파는 일이 농한기에 그럴싸한 수입원이었다. '죽을동 살동' 그땐 몰랐는데 그 후유증이 심각하다. 근년에 와서 다들 손을 놓았다. 호주머니에 수입이 뻔히 잡히는데도 포기하는 아쉬움이 컸다. 세월 앞에 장사 없이 늙었다는 얘기다. 지금이 감태철이다. 오늘도 눈발이 흩날렸다. 눈이 자주 올수록 많이 내릴수록 개펄의 갯골에서 자라는 감태는 달다. 올해 감태가 아주 좋다는 건 멀리서 보아도 척 안다. 이 좋은 감태를 하면서... 한두 집이 감태를 만들기 시작했다. 집에서 먹을 것만 만든다며 누구랄 ..
아낙네 셋...행선지는? 걷기 운동 길에 멀리 앞서 걸어가는 세 아낙네. 아마 병훈네, 기정네, 가을이네 일 것이다. 중무장한 복장에 함태기를 손에 들고 ,허리춤에 끼고, 어깨에 맨 행장으로 보아 감태 따러 가는 중이다. 이곳 도내리에서 2백 미터 제방을 건너면 어은리 염장마을이다. 그곳에서 개펄 위로 난 바닷길을 따라 쌍섬으로 들어가는 언저리 갯골에 감태가 샛파랗게 무성하다. 한창 때처럼 읍내 시장에 내다 팔 여력은 없고 눈 앞에 보이는 제철 감태 맛을 버릴 수 없어 짝짜꿍해서 나선 게 분명하다. 안마을에서 그나마 소장파다. 도내리 아낙네에게 감태의 추억은 끈질기다.
어느 부부의 망둥어 낚시 오늘 산봇길에 어은-도내 방조제에서 망둥어 낚시를 하는 부부를 만났다. 보잘것 없다는 어종의 대명사, 망둥어가 통통하게 살이 올랐다. 天高馬肥라더니 역시 가을은 가을이다.
어은-도내 방조제...철새
귀촌일기- 보령댐 상수도가 우리 마을에 100키로 떨어진 보령댐에서 상수도 물이 들어온다는 소식에 온마을이 환호했다. 새해들어 언땅이 녹기도 전에 상수도 관로 매설 공사판이 벌어져 소음과 분진에 시달리고 마을버스 길이 끊겨도 작약했다. 십여 년 동안 1.2키로 거리의 이웃 염장마을에서 나오는 지하수를 끌어다 먹는 간..
귀촌일기- 보령댐 상수도 물 언제 먹게 되나? 물이 귀했던 우리 마을에 간이 상수도가 건설된 건 내가 귀촌하기 이태 전인 2002년. 1.2키로 떨어진 건너마을 어은리 염장마을에서 지하수를 끌어와 마을 당산 중턱에 만들어진 배수장의 물을 나누어 받음으로써 우리 마을 20여 가구가 조상대대로 숙원이었던 수돗물 혜택을 누리게 된 것..
귀촌일기-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고? 끝물 고추를 따서 말린다. 텅 비었던 마당이 또다시 따사롭다. 땅콩밭도 내가 아니면 추수를 할 사람이 없다. 어제도 캐고 오늘도 캤다. 땅콩 농사는 올해 처음이다. 점질 황토땅이라 그러려니 했지만 역시 그렇다. 잎사귀는 무성했는데 땅콩 알은 덜 들었다. 하지만 먹을 만 하다. 캐두면 ..
귀촌일기- 날씨와 도로 공사에 얽힌 이야기 남도에 비가 오면 윗 동네인 충청도에도 못이기는 척 강우전선이 슬쩍 걸쳐 비를 뿌린다. 경기,서울에 눈이 내린다 하면 아랫 동네인 충청도를 그냥 지나칠 수 없다는 듯이 기어코 눈발을 날리고 지나간다. 이래저래 충청도는 눈 비가 잦다는 게 내 경험상 결론이다. 10년 넘어 살다보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