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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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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동 같지않은 입동 집 뒤 당섬이 보이지않는다. 오늘도 짙은 안개로 새벽을 연다. 일곱 시. 도내나루로 내려가는 길목이다. 안개의 끝에 일손들이 생강밭에 모여 바쁘다. 마을 아낙네들이 생강을 캔다. 버갯속 영감댁 생강밭이 넓다. 하루 전에 미리 물을 뿌려둔 생강밭을 트랙터가 들어가 생강 포기..
햇밤, 알밤 따는 날 밤 세 톨만 먹으면 보약이 따로 없다는데 작은 밤나무에 밤이 꽤 달렸다. 밤송이가 벌어지기 시작한다. 누릿누릿 벌어진 밤송이 사이로 밤이 보인다. 튼실하다. 하루 이틀사이에 금방 땅바닥으로 떨어진다. 땅에 떨어진 밤톨이 마른 잡초 속에 들어가버리면 찾아서 줍기가 성가시다. 오늘 처음으로 밤 ..
고춧잎,토란대 새벽안개가 짙다. 오늘 하루도 무척 더울 것임을 예고한다. 지금, 고추는 뒤늦게 꽃이 피고 새로 열린다. 긴 장마로 제구실을 못했던 고추가 요사이 한여름이나 다름없는 날씨에 제철을 만난듯 생기발랄하다. 며칠 새 풋고추가 주렁주렁 윤이 난다. 그러나 고춧대를 뽑아야 한다. 김장배추와 쪽파 때문..
돌아가는 길 새벽 안개 내린 길 도내나루 가는 길 갯벌로 가는 길
해와 달 사이에 오늘도 아침 안개가 짙다. 하루 종일 밭일이다. 배추와 고추모종을 심었다. 그리고 오이, 토마토 물주기다. 중간중간에 잡초 뽑는 일은 필수다. 시금치 빼낸 자리를 다시 일구어 얼갈이무 씨앗을 뿌렸다. 짜투리 땅 여기저기에 태안읍내 오복사 강 사장이 권하는 얼룩이 강낭콩을 처음 심어보았다. 이 ..
대설, 봄이 있다 대문 옆에, 장독간에도 매화 봉오리다. 겨울 전에 봄이 먼저 오나봐. 느티나무에 움이 텄다. 산새들이 찾아와 새싹의 소리를 듣는다. 배나무 복숭아 개나리 소나무 무화과 동백 봄은 일찌감치 발 아래 있다. 냉이다.
붓 가는대로 짙은 아침 안개로 하루가 열린다. 오늘 저거다. 놓여있던 새 캔버스는 치우고 다시 이젤에 얹었다. 지난 여름 어느날 시작했다가 몇 달 째 밀쳐두었던 게 하나 있었다.
안개낀 도내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