빽빼기 (59) 썸네일형 리스트형 장마의 후유증 고구마를 다 심었다. 충청도 여기 말로 '고구마 순을 다 놓았다'. 남도를 강타한 장마전선이 다시 북상한다니 또 마음이 급했다. 이른 새벽이 그나마 나았다. 한낮이 되자 습기 찬 지열에 코앞에 차 숨을 헐떡이면서 어쨌던 마쳤다. 보름 전에 모두 했어야 했던 일 들이다. 후배들이 서울서 내려와 감자.. 장마통의 일상 계속되는 장마다. 억수로 퍼부어 혼을 빼거나 기약없이 지리한 장마에 비하면 건너뛰어 하늘이 개는 징검다리 날이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간밤에도 비가 내렸다. 지붕에서 홈통을 타고 내려오는 물소리가 잠결에 요란했다. 날이 밝아 창밖을 보니 백화산 허리에서 이화산 중턱으로 두꺼운 구름이 무.. 화전(花煎) 매화 향내가 바람결에 넘실거린다. 저만치 개나리 가지도 졸리워 휘늘어졌다. 흐드러진 매화와 진달래 사이로 부지런히 여인의 손길이 간다. 화전 만들기다. 이 아니 좋으리, 오늘같은 날, 운치는 여기에 더할 수 없다. 고소한 화전 냄새에 빽빼기 녀석이 먼저 달려온다. 만화방창한 봄날이다. 진달래 .. 이전 1 ··· 5 6 7 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