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36)
귀촌일기- 배 봉지 씌우기,농사에 할일도 많아라 석양무렵이다. 배봉지를 사다둔지 언젠데 잠시 짬을 내서 오늘 노루지를 씌운다. 감자 캐랴 매실 따랴. 어린 배를 무던히 솎아주었건만 그래도 많다. 쉬엄쉬엄 한 그루 배나무를 씌웠다. 아직 네 그루가 남았다. 농사에 할일도 많아라. 마른장마에 잔뜩 마음만 급하다.
귀촌일기- "날 좀 보소" 꽃보다 아름다워 매실 포도 모과 복숭아 배 어느 봄날 꽃이 피었다 지더니 여름되어 열매를 맺는다. 뒤안으로 돌아가는 울타리 밑에는 울타리강낭콩 새싹이 오늘 기지개를 캔다. 우리 재래종 얼룩이줄 강낭콩.
귀촌일기- 밤송이가 벌어졌다! 차례상에 햇밤을 밤나무를 쳐다보는 횟수가 늘었다. 이제나저제나 하며 햇밤을 기다리는 것이다. 해마다 추석이 닥아오는 이맘 때쯤이면 알밤을 딸 수 있을 것인가 조바심을 한다. 배, 감, 대추는 나무에 달린채 천천히 익어간다. 여기에 밤이 추가되어 우리집에서 생산한 과일들이 올 추석 차례상에 오를..
귀촌일기- 비내리는 날의 서정, 비는 따분해 배나무 밑에 떨어진 배를 주웠다. 어제는 대추를 주웠고 오늘은 배다.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아직까지는 조용하다. 며칠 째 내리는 비에 따분하기는 모두 마찬가지다.
귀촌일기- 볼라벤 태풍중계(4) 태풍은 북진했는데 왠 뒷바람이... 낮 12쯤, 태풍 볼라벤이 머리 위를 지나갔다. 마당에 구아바 화분이 넘어졌다. 익어가는 배가 수북히 떨어졌다. 태풍은 지나갔는데 뒤가 더 요란하다. 아직도 두 녀석이 얼이 빠져 숨고르기를 한다. 떨어진 풋대추 맛이 풋대추 맛이다.
귀촌일기- 볼라벤 태풍중계(2) 여기는 태안, 머리밑이 싸지른다 세상이 조용하다. 집 뒤로 오가던 경운기 소리는 해거름때 일찌감치 끊어졌다. 말 그대로 태풍전야다. 어머니는 열 손가락으로 머리밑을 단단히 누르며 머리가 싸지른다고 하셨다. 구름이 내려앉아 비가 올듯말듯 물컹한 날엔 꼭 그러셨다. 지금 이 시간이 그렇다. 태안읍내 불빛에 반사..
귀촌일기- 들쥐의 소행 들쥐들의 영악스러움은 한이 없는 것 같다. 지상과 지하를 가리지않고 그놈들이 가는 곳은 영역과 장소를 가리지않는다. 몇년 전 들쥐들이 옮긴다는 쓰쓰가무시에 걸려 보름동안 고생을 한 적이 있었다. 얼마 전에는 비닐하우스 안을 정리하는데 빈 보루박스 속에서 '이따마한' 쥐 한마..
시월의 마지막 날에...장미 한송이 보름동안 쉬엄쉬엄 캐던 고구마는 오늘로 다 캤다. 모과나무에 거름을 날라다 부었다. 김장배추 무 쪽파 갓 상치에 물을 주었다. 추어탕 만든다길래 미꾸라지를 다듬었다. 삽도 나도 잠시 쉰다. 처마 아래엔 울타리 강낭콩이 빨갛게 여물어 간다. 노오란 강낭콩 잎사귀가 가을 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