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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들쥐의 소행

 

들쥐들의 영악스러움은 한이 없는 것 같다. 지상과 지하를 가리지않고 그놈들이 가는 곳은 영역과 장소를 가리지않는다. 몇년 전 들쥐들이 옮긴다는 쓰쓰가무시에 걸려 보름동안 고생을 한 적이 있었다.  얼마 전에는 비닐하우스 안을 정리하는데 빈 보루박스 속에서 '이따마한' 쥐 한마리가 갑자기 코 앞으로 튀어 나오는 바람에 혼비백산 했다.

 

 

 

땅 속에 겨우내 저장해두었던 무를 오늘 파내 보았더니 쥐들의 소행에 놀라지않을 수 없다. 파내는 족족 쥐들이 파먹었다. 그것도 하나같이 파란 머릿부분을 결딴냈다.  그 부분이 부드럽고 더 달기 때문이다. 

맛은 야생 동물들이 더 잘 안다. 산새들이 찾아와 감나무에 매다린 감을 이제 익는가하면 죄다 파먹고 무화과는 여름 한철 내낸 가히 까치들과 전쟁이다. 봉지를 씌우지않으면 배도 남아나지않는다. 몇개 남지않은 처마 밑의 곳감에 아직도 미련을 못버리는 산새들이 오늘도 찾아든다.

자연에서 생활을 하다보면 인간의 머리 끝에서 노는 야생동물들의 지능에 때론 경탄한다.  쥐들의 소행이야 괘씸하지만 자연의 일부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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