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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실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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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 맞다. 부지런히 심었고 빨리 자라기를 고대했던 앞마당의 나무들. 이젠 베어낸다. 갑갑한 건 싫다. 시원한 게 좋다. 앞뜰이 보인다. 익어가는 가을이 보인다.
귀촌일기- 농민의 하루,오늘부터 내년이다 매실나무 거름 주기 작업을 하기 전에 매실 나무 주위를 팠다. 어제와 오늘 쉬엄쉬엄 팠다. 말하자면 내년 일이다. 키가 자라다못해 쓰러져버린 돼지감자가 매실나무와 엉켜있다. 올해 처음으로 심어본 돼지감자에 꽃이 피었다. 돼지감자 꽃은 처음 본다. 하우스 주변도 다듬었다. 여름에..
귀촌일기- 이른 새벽 밭에 나서면 이른 새벽. 다정한 목소리가 어디선가 여울져 들려올 것만 같은... 안개. 오늘도 안개가 자욱하다. 사방으로 뻗어나가는 가지. 솟구쳐 하늘로 오르는 가지 가지들. 매실나무. 마음이 내년을 달려간다.
귀촌일기- 고춧잎 어린 곁순도 일일이 따서 모으면... 뙤약볕에 쪼그려앉아 고추 곁순 따기. 고춧잎 어린 곁순도 일일이 따서 모으면 한끼 나물이 되거늘. 매실나무 물주기에 또 반나절이 간다. 매미 맵다 울고 쓰르라미 쓰다 우니 산채를 맵다는가 박주를 쓰다는가 우리는 초야에 묻혔으니 맵고 쓴 줄 몰라라 노는 가, 일 하는가. 애매한 오후..
물 이야기...우물과 상수도 밭 아래 바로 코앞에 우물 하나가 있다. 포강으로 비스듬히 내려가는 언덕배기다. 일년 가야 누구 한사람 찾는이 없고 여름이면 온갖 잡초가 덮쳐 흔적조차 없다가 겨울 봄에야 잠시 모습을 드러낸다. 오늘 내려가 보니 숫제 머위밭이다. 이 우물도 한 때 동네처녀 바람나게 만들었던 추..
귀촌일기- 왜콩 씨앗을 뿌리며 왜콩은 완두콩이다. 열이면 열 사람 모두 우리 동네 사람들은 힘 주어 왜콩이라 부른다. 왜콩을 심을 때마다 그 이유가 뭔지 궁금한데 그저 그렇게 입에 익은 습관일 것이다. "심어보슈, 벌레 먹어두 괜찬유. 개려 심어유." 며칠 전에 이웃 아지매가 밭에 심고 남았다며 비닐봉지 채 왜콩 ..
귀촌일기- 내말 좀 들어보소! 농삿일, 시골일 오늘따라 어깨죽지가 아프다. 우리집 감자밭 한 이랑 길이는 거의 50미터다. 건너편으로 넘어가려면 이랑 중간에 통행로를 서너 군데 뚫어주어야 한다. 아직 작물이 자라지않은 지금이야 고랑을 딛고서 사쁜히 넘나들 수 있지만 날이 풀리면 곧 상황이 달라진다. 먼 거리를 돌아가는 참을..
귀촌일기- '흙에 살리라' 나는 농부다 올들어 첫 삽질이다. 흙내음이 풋풋하게 피어오른다. 땀이 난다. 웃옷을 벗어 매실나무에 걸어두었다. 긴 겨울을 지나 이제사 피어나는 노지의 꽃상치. 곧 갈아엎어야 한다. 이웃 박회장집 트랙터가 밭을 갈기로 했기 때문이다. 긴급 이주 작전을 폈다. 숨죽였던 상추 한 포기는 가까운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