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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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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나의 첫 일과는? 새벽녘 동창이 밝아오면 좀이 쑤신다. 하지에서 한여름으로 가는 길목에서 농부의 새벽은 마음이 바쁘다. 주섬주섬 작업복을 찾아입고 현관 문을 나설 때, 볼때기에 부딪치는 아침 공기의 삽상함이란. 이 맛은 귀촌의 덤이다. 새삼스러울 것도 없이 나의 첫 일과는 여전히 개똥줍는 일이..
귀촌일기- 고추밭에서 사는 이유 나는 며칠 고추밭에서 산다. 비가 내린 것도 아닌,그렇다고 비가 안온 것도 아닌, 그런 비가 몇차례 있었다. 그런 비에 신이 난 것들은 잡초다. 고추 고랑 사이에서 시끌벅쩍 환호작약 하루가 다르다. 이 쯤에서 다시 한번 제압을 해두지 않으면 올 여름이 다가도록 잡초의 기세는 못꺾는..
귀촌일기- 흙이 농사다 지난해 고추밭의 멀칭비닐을 진즉 벗겨냈어야 했는데 지금에야 한다. 이왕 늦은 일. 그리 서두를 거야 없었다. 비닐을 벗기는 작업도 아무날에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땅이 녹아야 한다. 고랑이 꽁꽁 얼어 있으면 찢어지기 때문이다. 어느새 우수가 지나갔다. 설마 설날에 묻혀있었을 ..
귀촌일기- 장마전선 북상, 저 잡초를 어이 할꼬! 100일 장마도 빗방울 하나부터 시작이다. 빗방울이 떨어졌다. 장마전선이 올라오긴 오나 보다. 고추밭에 잡초는 근근이 다 맸는데... 오이밭 저 풀들일랑, 이 장마통에 어이 할꼬.
귀촌의 하루,이슬 맞으며 고추 따 보셨어요? 오늘 딴 고추입니다. 익는대로 고추를 땁니다. 이슬에 바지가랭이가 흠뻑 젖습니다. 이슬방울 알갱이가 이마를 두드립니다. 땀이 납니다. 소쇄한 새벽 공기가 볼을 스칩니다. 지금 바로 때입니다. 고추 따기. 하루는 또 이렇게 시작합니다.
맏물 고추, 장맛비 주춤한 사이에...귀촌의 일상 시도 때도 없는 장맛비. 올따라 장마가 길다. 고추는 익어가는데 따야하는데... 오늘 잠깐 하늘이 수꿈한 사이에 고추를 딴다. 첫물 고추.
귀촌일기- 계절 음식, 고추 곁순이 고추잎 나물이 된다 고추가 열렸다. 촘촘이 고추꽃이 달린 모양새로 보아 보름 뒤 쯤이면 풋고추가 쏟아질게다. 따주어도 따주어도 곁순이 자꾸 생긴다. 이른 새벽 오늘도 고추 곁순을 딴다. 곁순은 나물이 된다. 부드럽기는... 더더욱 푸르기는...
귀촌일기- 흙에 살리라, 고춧잎 말리는 계절 새벽 안개 속에서 고춧잎을 딴다. 며칠동안 미루어왔던 고추밭 갈무리다. 남은 고춧대를 걷어내고 이 자리에 마늘을 심을 요량이다. 안개 짙은 날일수록 한낮 뙤약볕은 알아준다. 땀이 난다. 오늘 고추밭 삽질로 올해 코끝 흙 냄새는 마지막이다. 오늘이 추분. 이제부터 말리는 계절. 고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