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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농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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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 따는 부부 우리집 바로 뒤는 버갯속영감님 댁 고추밭이다. 개펄 바다에 당섬을 지나 구도항이 보인다. 두어 물 째 고추를 따고 있다. 풍성하다. 유달리 오랜 장마에 올해 고춧금이 좋은 지 어떤 지 물어보고 싶었으나 열심히 일하는 사람을 귀찮게 해서는 안되겠기에 참았다.
'88 이별 서리' 때문에 읍내 모종시장을 둘러보았다. 제법 어우러졌다. 모종을 사지 않고 참았다. 서리 때문이다. 올핸 미인고추를 많이 심기로 했는데 고추야말로 서리에 취약하다. 고추 농사를 서두는 농부가 비닐 터널 재배를 하는 이유다. 봄소식이 언젠데 아직도 무서리가 내린다. 입춘부터 88일째 될 즈음 에야 물러간다 해서 '88 이별서리' 라고 한다. 이별에 무슨 미련이 남아 이다지도 모질디 모진 서리에도 우리 선조들은 예쁜 별명을 붙이는 여유를 가졌다.
올해 농사 계획 거창한 영농 계획이랄 것 까지야 없지만 그러나 지금부터 슬슬 준비를 해야 한다. 작년에 감자, 야콘, 해바라기는 기대만큼 재미를 못 봤다. 올핸 미인고추에 주력할 참이다. 미인고추는 맵지 않아 좋다. 미인고추 종자를 인터넷으로 100립 두 봉지를 3만 원에 구입했더니 오늘 택배로 도착했다. 종자 씨앗 한 알에 150원 꼴이다. 5월 들어 읍내 모종시장에서 모종으로 사면 천 원이다. 미인고추 모종 만드는 일은 다음달 버갯속영감님 댁에서 대량으로 일반 고추모종 만들 때 보온 온상에서 함께 작업을 해주기로 약속했다. 파프리카 모종을 그렇게 만든 적이 있다. 종자 회사에서 딸려온 봄 채소 리플렛이 요란 벅쩍하다. 옥수수, 피망, 파프리카, 비트, 가지, 오이, 애호박, 박, 호박, 토마토, 땅콩은 모종시장에서 ..
귀촌일기- 덥다는 말 함부로 해서는 안되는 이유 온 동네가 마늘을 캘 무렵인 4, 5월에 옆집 아주머니는 이유를 알 수 없는 병으로 고생을 했다. 서울에 있는 큰 병원을 두어 번 다녀오고도 낫지를 않았는데, 동네 사람들은 다들 '마늘병'이라 진단을 했다. 추운 겨울을 지나며 다른 집에 비해 마늘이 많이 얼어죽었던 것. '마늘병'은 눈코 ..
귀촌일기- '88 이별서리'와 고추농사 땅콩 종자 뿌리고, 단호박 모종 심고, 생강 심고... 고추 모종 심고... 곧 양파 캐고 마늘 캔다. 이맘 때 우리 동네 밭작물 농사다. 그런데 고추농사가 그렇다. 종자를 손가락 끝으로 가려 상토 모종판에 일일이 눌러 심은 뒤 제 때 물주기... 가식이니 정식이니 하며 모종 만들기서 부터 거름..
귀촌일기- 고추 아침 식전에 벌써 땀을 되가웃은 흘렸다. 잡초 사이로 익은 고추가 보인다. 첫물 고추를 따볼 참으로 먼저 잡초부터 걷어내는데 비지땀을 흘린 것이다.
귀촌일기- 고추농사 이 일만 하는 건 아니지만 연 사흘 째 고추줄 매어 주기를 하고 있다. 첫 1단이다. 고춧대 키가 자라감에 따라 앞으로 3단까지 매주어야 한다. 아직 봄 5월인데 벌써 땀 난다. 어디 손 쉬운 농사가 있겠냐마는 이 세상에서 가장 힘든 농사가 고추농사라고 나는 확신한다. 중간중간에 허리 펴..
귀촌일기- 고추줄 매기 농삿일이란 할수록 는다. 하다 보면 요령이 터득되어 속도가 빨라지는 것이다. 고추 줄매기가 그렇다. 귀촌 12년의 경험이다. 그래도 땀은 난다. 쉬운 일은 없다. 오늘 1단 줄을 맸다. 앞으로 최소 3단은 매야 한다. 감자밭에 잡초도 때마침 눈에 보일 때 손에 잡힐 때 뽑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