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6065) 썸네일형 리스트형 코로나 시대의 마을총회 3년만에 열린 마을 총회다. 10시 총회 전에 읍장님이 다녀갔고, 총회 끄트머리에 군수님이 다녀갔다. 올 지방선거에 출마할 예비후보자들이 줄줄이 명함을 뿌리며 눈도장을 찍었다. 마을 총회란 늘상 이렇다. 정초에 그럴싸하게 돼지머리나 잡고 소줏잔 기울여 공동체 의식을 다지는 어느 하루 잔치 분위기 마을총회였다. 코로나 시국에 총회가 열린 것 만도 다행. 한 집에 1명만 참석이라는 단서가 사전 고지되었다. 변함없는 건 마을회관 입구에 쌓여 있는 나눠줄 두루마리 휴지 더미. 관내 어느 곳에 추진되는 태양광 공사는 반대한다는 주민투표가 있었다. 郡 지원을 받기 위한 쉼터 건립 토지 구입을 위해 가구당 50만 원과 이장 반장 모조 갹출은 왈가왈부 끝에 모두 부결. 매년 가구당 마을기금 5만 원 갹출 적립 안건은 .. 당신도 시인이 될 수 있다 표지가 떨어져 스카치 테입으로 붙이고 손 때가 묻어 너덜너덜한 30년 된 책 한 권... . 첫 장 첫 줄에 이렇게 썼다. '시는 오직 인간만이 쓰고 있다. 인간 이외의 다른 존재는 일찍이 시를 써본 일이 없다... ...' - - - 나는 30년동안 시를 써본 적이 없다. 미련인가 아쉬움인가... 감태 만들기 "몸이 작살났씨유." "골병들었슈." 감태 이야기만 나오면 남여 불문 쎈소리가 맨 먼저 나온다. 다들 머리를 흔든다. 자식 공부시키고 시집 장가 보내는데 감태가 한몫했다. 농어촌 복합인 우리 마을로선 감태를 만들어 내다파는 일이 농한기에 그럴싸한 수입원이었다. '죽을동 살동' 그땐 몰랐는데 그 후유증이 심각하다. 근년에 와서 다들 손을 놓았다. 호주머니에 수입이 뻔히 잡히는데도 포기하는 아쉬움이 컸다. 세월 앞에 장사 없이 늙었다는 얘기다. 지금이 감태철이다. 오늘도 눈발이 흩날렸다. 눈이 자주 올수록 많이 내릴수록 개펄의 갯골에서 자라는 감태는 달다. 올해 감태가 아주 좋다는 건 멀리서 보아도 척 안다. 이 좋은 감태를 하면서... 한두 집이 감태를 만들기 시작했다. 집에서 먹을 것만 만든다며 누구랄 .. 농협조합장님이 어떻게 알고... 집사람이 이른 아침에 한참동안 수다스럽게 전화를 받고 있었다. 축하전화가 걸려온 것이다. 이럴 때도 다 있군 하면서... 축하는 기분 좋은 일... 오늘은 집사람 귀 빠진 날. 수천 명 조합원 중에 농협조합장님이 어떡케 알고... 그렇다, 올해 조합장 선거가 있다. 마실이 남정네를 귀찮게 하네... 농한기는 더더욱 마실 다니기 딱 좋다. 이제 곧 다가오는 봄이 되면 또다시 눈코 뜰 새 없다. 남정네들이 모르는 스트레스 해소, 수다. 시시콜콜 마을 정보 교환 등등... 잇점이 있다. 무엇보다도 주거니 받거니 물물 교류가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아낙네들의 마실은 또 다른 세계다. 집사람이 마실 길에 가방을 메고 나선다. 저 가방 안에 오늘은 무엇이 들었을까?... .... 한참 뒤에 전화가 걸려왔다. 무거워서 들고 갈 수 없으니 차를 가지고 와 달란다. 하던 일 만사 제폐, 달려갈 수 밖에. '그리움은 아무에게나 생기지 않습니다' 오늘도 걷는다마는... 겨울은 세상이 조용하다. 그러나 심사는 편안치 않다. 어제도 걷고 오늘도 걸었다. 경제가 먹고 살 만 하니 정치판이 이렇게 타락하는가. 3. 9 대선이 다가온다. 마타도어 네가티브 카르텔이 판을 친다. 대통령 후보라는 사람의 수준이 이 정도다. 1월 추경은 뭐며, 비 대면 코로나 이 시절에 대통령 해외 나들이는 또 뭔가. 국민정서와 동떨어졌다. 겨울 들판을 5천 보 걸었다. 생각하며 걸었다. 선택의 기로. 우리 수준을 가늠할 때다. 기러기와 태공망 오늘도 뚝방길을 걸었다. 도내수로는 얼었다. 기러기 떼가 난다. 빙판 위에 낚싯꾼 한 사람. 누굴 까, 무엇 하는 사람일가. 이런 시가 생각났다. 조선조 연산군 때 鄭麟仁의 어머니가 등용되지 못하는 아들의 재주를 안타까워하며 지은 애틋한 시다. 鶴髮投竿客 백발에 낚싯대 드리운 저 이 超然不世翁 초연함이 이 세상 사람이 아니도다 若非西伯獵 만일 문왕의 사냥이 아니었으면 長伴往來鴻 저 기러기와 무엇이 다르리오 이전 1 ··· 61 62 63 64 65 66 67 ··· 75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