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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 아무나 하나? 본채와 서재 사이에 너댓 평 짜리 짜투리 밭. 축대 아래 큰 밭으로 멀리 내려가지 않아도 상추, 쑥갓, 대파, 깻잎... 채마 몇 가지는 심어 먹을 수 있어 쓰임새가 있다. 가생이엔 부추밭이다. 일 년에 몇 번이고 잘라주면 새 부추가 돋아난다. 예년에 없던 긴 장마통에 속수무책으로 팽개쳐 놓았더니 온갖 잡초가 제세상인양 쾌재를 부르는 형국이다. 처서를 지나자 아침 저녁으로 이는 찬바람에 비로소 일 할 맛이 난다. 예취기로 잡초를 깔끔하게 잘라내고 부추밭에 퇴비를 부었다. 부추가 자라면 올해 마지막 부추가 될 것이다. 퇴비를 날라오는 길목에 구아바를 무심히 지나칠 수 없어 비대기를 앞두고 영글어 가는 구아바에도 덤뿍 퇴비 거름을...
가을인가봐... 가을빛이 보인다
이게 뭐꼬? 하늘수박 앞뜰을 돌아오는 걷기운동을 하다가 오늘따라 우연히 발견했다. 바위 위에 둥그스럼한 게 자라고 있어 이게 뭔가? 궁금했는데... 집에 돌아와 여기저기 자료를 찾아보았더니 ' 하늘수박 '이었다. 풀어헤친 실타래같은 하얀 꽃 잎새 모양이 특이해서 그동안 초여름이면 길 가에서 자주 눈에 띄었던 넝쿨 풀이었다. 알고 보니 우리 야생초가 다 그렇듯이 귀한 약초다. 이름을 모르면 싸잡아 잡초.
석양, 해가 서쪽에서 뜬다 날씨가 왜 이래! 가을의 문턱에서. 엊저녁 내내... 아침나절까지 비가 내렸다. 어느새 구름 걷히고 날이 개는가 싶더니 거실로 찾아온 석양... 해마다 이맘때면 서쪽에서 해가 뜬다. 거실 서편으로 난 창문에서 쏟아지는 저녁 햇살이 팔봉산 해돋이 아래서 눈부시다. 하루 해가 저문다.
백도 복숭아... 한 개 백도 복숭아... 달랑 한 개. 올해 복숭아 농사 성적표다. 무럭무럭 자라 비대기를 거쳐 단내를 낼 때 쯤이면 온갖 날짐승과 벌레들이 덤벼들어 못살게 군다. 초여름에 봉지를 씌워주는 노력을 게을리 한 것도 아니다. 살충제를 안치면 봉지도 소용없다. 올핸 그나마 한 개를 건졌다. 마침 대구 사는 친지가 보내준 황도와 비교해 보니 크기가 작다. 일 주일여 숙성시켰더니 제대로 익었다. 둘을 한 자리에 놓고 보면 황도와 백도의 차이를 알 수 있다. 복숭아는 숙성된 복숭아가 제 맛. 사람마다 취향의 차이다.
스케치북 안에 들어온 앞뜰
부지런한 사람은 언제나... 걷기운동 길에 만난 '박 회장'. 이 고장의 어느 장학회 회장을 맡았던 이력으로 나는 회장님이라 부른다. 우리 마을에서 드물게 나하곤 7학년 5반 동갑내기다. 오늘따라 오토바이 꽁무니에 달고 오는게 뭐냐? 고 물었더니 갈대꽃이란다. 방 빗자루 만들면 그저 그만이라는 설명. 애살맞은 살림꾼은 이래저래 부지런타.
마당 풀깎기...아직 여름 장마를 핑계로 마당에 잡초를 한 달여 방치해 두었더니 제 난양이다. 너무 웃자라 오늘은 초벌을 깎고 내일 다시 마무리를 해야겠다. 예취기를 들어보니 아직 여름은 가지 않았다. 해거름인 데도 덥다. 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