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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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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배추 모종 105개 심었다 읍내 단골 모종가게 아지매가 오늘 얼굴을 보였다. 그동안 딸이 대행했었다. 간이 안 좋아 치료를 받았고, 일이 겹칠라니 병아리 두 마리를 잡으려다가 미끄러져 한 달을 꼬빡 깁스를 하고 지냈다나요. 추석 명절인데 쉬지 왜 나왔냐고 했더니 " 좀이 쑤셔서... " 배추모종 한 판을 샀다. 연결포트 105구 짜리다. 만 원. 배추모종 값은 안 올랐다. 덤으로 상치모종 몇 개를 얹져주었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두어 시간동안 부지런히 심었다. 어제 뿌린 대왕무 두 이랑에 이어 다섯 이랑이다. 모레쯤 비가 온다기에 아주 잘 되었다.
농부의 한가위, 대왕 김장무 뿌렸다 밭일 하기 딱 좋은 날이다. 추석 명절이라고 농부에게 쉬는 날은 없다. 김장무 종자를 뿌렸다. 내일은 읍내 모종시장에 나가 김장배추 모종을 사 올 것이다.
한가위... 동구밖 표정 읍내 중앙통. . 최근 조성된 문화공간에서 무언가 공연을 하고 있었다. 한가위를 맞는 거리는 한산하였다.
白露, 내가 만난 가을꽃 앞뜰을 걷다 보면 만나는 야생초, 들꽃. 찬이슬 내리는데 만발이다. 누가 보라고 피는 게 아니다. 여름내내 줄기차게 피던 메꽃과 달맞이꽃 무리들은 이미 꽃잎이 작아지고 말라 하염없이 스러져 간다. 우리집 마당에도, 차고 뒤켠에도 눈에 띌듯 말듯 작은 꽃들이 피어 있다. 봄부터 피던 꽃들이다. 가을에 피면 가을 꽃이 아니던가. 채마밭에서는 호박꽃이 새삼 "날 좀 보소!" 하네.
햅쌀 안마을 버갯속영감님 댁에서 보내온 햅쌀 한 부대... 그리고 참깨 한 봉지와 고춧가루와 함께. 이른 아침에 아들 김 계장이 직접 들쳐 메고 왔다. 며칠 전에 뙤약볕 아래서 내외가 함께 손발을 맞춰 열심히 추수하는 걸 걷기운동 길에 만난 적이 있다. 콤바인으로 거둔 조생종 물벼를 말려서 정미 기계를 돌려 방아를 찧는 등 바쁜 걸음을 쳤을 것이다. 해마다 잊지 않고 명절에 맞춰 보내오는 정성이 고맙다. 긴 장마에 알곡이 여물지 않는데다 시절이 너무 빨라 한가위에 햅쌀 구경을 못할 줄 알았다.
오늘은 푸른 하늘...상추, 쪽파 파종 비닐 하우스를 무더위와 장마로 한동안 방치해 두었더니 잡초 덩굴이 판을 쳤다. 잡초를 걷어내고 삽과 괭이로 일구어 거름을 갖다 부었다. 청상추와 적상추 종자를 뿌렸다. 한쪽에는 쪽파씨도 심었다. 한 주일 지나면 기별이 올 것이다. 뾰쪽뾰쪽 파란 새싹이 돋아날 게다. 오늘은 귀 빠진 날. 어느새 75라는 숫자. 望八의 한 가운데를 지나간다.
가을 손님, 섬서구메뚜기? 섬서구메뚜기 한 마리. 뒷다리가 방아깨비에 비해 짧다. 몸통이 더 크고 길쭉하면 방아깨비고 마름모꼴이면 섬서구메뚜기다. 어떻게 들어왔을까? 태풍이 온다기에 차창을 꼭꼭 닫아두었는데 밤새 찾아들었다. 햇살이 반가운듯 제풀에 뛴다. 손님은 손님.
남정네 아침 밥상 그제, 어제, 오늘 사흘 동안 내가 직접 만든 아침밥. '남정네의 아침 밥상'이다. 대파,양파,토마토,비트,마늘... 우리 채마밭에서 여름내내 직접 생산한 재료들이다. 검붉은 고추도 미인고추라 전혀 맵지 않다. 한 두가지 재료는 차이가 있으나 반드시 라면 한 조각이 들어간다는 것. 식감도 식감이지만, 라면에 대한 향수 때문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