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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하신다구요?

귀촌일기- 멸치액젓 만들기(둘쨋날)








겨울의 문턱 소설이 코 앞인데 

노천에서 역풍으로 부는 장작불 연기에 

눈물을 흘려가며 만드는 멸치액젓.


끓이고 퍼내고 한편 거르고 불 때고. 

 

힘들다.

 

결론을 미리 말하자면, 

그래도 해볼 만한 일이었다.


귀촌 13년에 

부부가 이렇게 열심히 하나의 과제에 일사불란하게 

매진해본 일이 일찌기 없었다.













옥외에 장작 아궁이를 건설(?)하는 데부터 시작해 일주일째 인데 

멸치액젓 만들기 작업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난 밤새 동안 마대에서 1차 걸러진 마지막 분을 2차로 오늘 

창호지 거름종이에 걸러내 병에 담아야 완료다.













30키로 한 도라무 멸치젓갈을 

노천 아궁이에서 장작불을 피워가며 이틀에 걸쳐 나누어 

하루에 각각 두 번으로 도합 네 번을 끓여냈으며, 

펄펄 끓인 액젓을 퍼내 1차로 마대부대에서 네 번을 걸러냈고, 

2차로 다시 네 번을, 창호지를 거름종이를 통해 

똑똑 떨어지는 액젓 방울을 인내심을 총동원하여 

기다리는 작업이었다.


나는 그 많은 양의 젓갈의 양에 놀라 

쓸데없는 짓을 벌인다고 의뭉스런 불평을 마다하지 않았으나 

애시당초 마누라의 도전적인 시도에다 뚝심에 도리없이 

더 이상 군말없이. 

 

결과는 창대한(?) 것이었다.












흔히들 이걸 직화구이라 하던가.


마지막 잔불에 삽겹살.





 

걸러낸 멸치액젓이 몇 병이 될진 

나중 일.


오늘 당장 소주 한잔 그 맛은 

또 어떻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