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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하신다구요?

귀촌일기- 고구마를 캐야 하는 이유







농삿일이란, 하다말다 하고 

하다가 다른게 보이면 그것 하다가 

못하고.


아랫밭에 고구마 캐는 일도 그렇다.


흙이 너무 딱딱하거나, 비가 와서 질거나

갑자기 추워지거나 해서 시기를 놓쳐

포기한 적도 두어 해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이미 보름 전에 다 캐 

농협에 갖다 수매하네 굴에 넣어 저장하네 다 끝났는데

바람 불어 날씨마저 스산한 오늘,

-그러고 보니 절기로 오늘이 소설이다- 

나혼자 고구마를 캐고 있다.


이웃집에서 심다 남은 고구마순을 뒤늦게 받아 

감자를 캐낸 다음 비어있는 땅에 두어 이랑 심은 거라 

실은 크게 정성을 들이지 않았고 

별반 기대도 않았다.






마을 사람들의 눈이 무서워 캐기는 

캐야 했다.


캐지도 않고 팽개쳐 두면 

오가며 동네사람들의 핀잔을 듣는 고역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게 농촌의 정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