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포 전 배추모종을 심을 때 황량한 모습을
김장 채소감들이 울창한 지금과 비교하면서 떠오른 생각,
흙은 진실하고 땅은 정직하다.
뿌린 만큼 나고
물 준 만큼 거둔다.
요사인 배추값이 어떤지 모르겠다.
별다른 소리가 들리지 않으니 배추값이
제자리로 돌아간겔 가.
심심하면 등장하는 금배추 이야기가
지난 여름 한때 또 나왔었다.
아뭏든 김장배추, 무의 작황은 좋다.
쪽파도 괜찮다.
배추는 속살이 차오르면서
결구가 시작되었고,
무는 아랫도리가 바라지면서
튼실함을 드러냈다.
정작 내가 기대하는 건 딴 놈이다.
갓.
갓 종류도 여러가지라 종자 가게에 있던 갓 종류는 다 사서
최우선으로 뿌렸다.
남도갓,청갓,얼청갓.
남도갓 두 이랑.
청갓 한 이랑.
얼청갓 한 이랑.
지난해 김장 때 오랜 만에 담근 남도갓 김치가
해를 지나면서 푹 곰삭아서 올봄에사 제대로 맛을 낸 남도갓 김치 맛을
여름내내 지울 수 없었던 것이다.
시쳇말로 필이 꽂혀.
여부가 없이 올 김장 땐, 배추김치 동치미도 좋지마는,
일찌감치 갓김치에 초점을 맞췄다.
올 김장전선 이상없다.
'歸村漫筆'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귀촌일기- 석류와 무화과가 하는 말 (0) | 2016.10.22 |
---|---|
귀촌일기- 포도주를 담그게 된 사연 (0) | 2016.10.21 |
귀촌일기- '함포 사격'...망둥어와 꽃게 (0) | 2016.10.13 |
귀촌일기- 추어탕과 토란대 (0) | 2016.09.26 |
귀촌일기- 미꾸라지 대박 사건 (0) | 2016.09.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