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산성은 백화산 꼭대기에 있다.
무너지다 남은 백화산성은 온통 칡덩쿨로 덮혔다.
만수산 드렁칡이 이랬을 가.
인걸도 간 데 없고
산천도 의구하지 않다.
그동안 수십 차례 백화산을 올랐다.
어떨 땐
거의 매일같이 산허리를 지나다니면서 매번 무심코 지나치기가 어쩐지 면구스러워
생각이 난 김에 급히 핸들을 꺾어서 올라보는 그런,
발걸음도 있다.
백화산은 고개만 들면 우리집에서도 정남향으로 마주 보인다.
이렇듯 백화산은 태안의 진산이자 주산이다.
태안으로 흘러온 객이
백화산을 태안8경의 으뜸으로 치는 이 고장 정서에 동참하는 길은
자주 찾아오는 일 뿐이다.
어쨌거나 올라보면 좋다.
오늘처럼 시야가 이렇게 툭트인 날은 처음이다.
안면도가 곧 손에 잡힐 듯
천수만이 바로 발 아래다.
백화산을 내려오다
태을암 절간의 우물이
나를 시원하게 하였다.
이 물 한 쪽박
마시지 않으면 바보!
달팽이 뿔 위에서
무엇을 다투는가
.....
.....
하하 웃지 않으면
그대는 바보
그래, 옛시인 어느 누가
이렇게 노래하였지.
'歸村漫筆'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귀촌일기- 귀촌의 새벽 (0) | 2015.09.10 |
---|---|
귀촌일기- 효자가 따로 있나? 여름채소들 (0) | 2015.09.07 |
귀촌일기- 귀촌 마당에 들리는 가을이 오는 소리 (0) | 2015.08.27 |
귀촌일기- 선유도에서 부르는 '여옥의 노래' (0) | 2015.08.22 |
귀촌일기- 누가 이 꽃 이름을 모르시나요? (0) | 2015.08.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