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歸村漫筆

귀촌일기- 선유도에서 부르는 '여옥의 노래'

 

 

 

 

 

 

내가 아직 세상 물정을 제대로 알리 없었던 열살 쯤 무렵인 가,

우리집에 푸르스름한 색깔의 일제 산요 라디오가 있었는데

어려운 경로를 통해 상당히 비싸게 주고 구입한 것임을

어린 눈으로도 그렇게 느꼈다.

 

어른들은 무슨 일을 하든 라디오를 애지중지

옆구리에 끼고 들었다.

 

오로지 HLKA 하나뿐인 시절이다.

 

 

 

 

 

 

 

 그 때 '여옥의 노래'가 있었다.

 

귓가에 남아 축적이 된 그 노래는

지금도 생생하다. 

 

 

불러도 대답없는 님의 모습 찾아서
외로이 가는 길에 낙엽이 날립니다


들국화 송이송이 그리운 마음
바람은 말 없구나 어드메 계시온지


거니는 발자욱 자욱마다 넘치는
이 마음 그리움을 내 어이 전하리까


가까이 계시올 땐 그립기만 하던 님
떠나고 안계시면 서러움 사무치네

 

-

-

 

'여옥'에게 무슨 한이 그렇게

맺혔던 것일 가.

 

 

 

 

 

 

나는 또 다른 '여옥'을

서울 한강 선유공원에서 만났다.

 

이른바

공무도하가

노래비.

 

고조선 시대.

자고의 아내인 여옥이

물에 빠져 세상을 떠난 남편 자고를 애절하게 기리는 노래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