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歸村漫筆

귀촌일기- 낭만에 대하여

 

 

 

 

 

 

갑자기 만들어진 임시공휴일 하나가 덧붙어 고속도로가 미어 터진다느니 어쩌니 해도

가로림만 남단의 나와는 별로 상관이 없는 일.

 

귀촌에 연휴란 없다.

일은 있다.

 

어제에 이어 개나리 울타리를 정비했다.

시눗대를 잘라냈다.

 

 

 

 

 

 

 

 

 

십 여년 전이다. 

 

여기에 땅을 사서 터를 닦아 집을 지을 때 이것 생갈할 필요도 없이 

'개나리 우물가에 사랑찾는 개나리 처녀...'

개나리를 울타리로 삼고,

 

'아아,으악새 슬피우니 가을인가요...'

억새잎 부딪치는 소리를 듣고파 시눗대를 심었다.

 

노랫말에 나오는 나무들을

골라 심었다.

 

청포도,능금나무,찔레꽃,해당화,진달래,무화과,동백나무,소나무,앵두나무를

곳곳에 줄줄이 심은 까닭은

노랫말에 끌린 나의 소시민적 애착일 가

한 시절의 낭만이었을 가.

 

 

 

 

 

 

갓 집을 지었을 때 사방으로 휑하게 트인 집안을 빨리 막아달라며

애써 가꾸었던 개나리,시눗대가 이젠 애물단지가 되었다.

 

너무 무성해진 것이다.

 

팔대장승 키에 고목이 다된 개나리는 뒷길 교통을 방해하고

심하게 비바람이라도 치는 밤이면

서걱서걱 시눗대 긁는 소리가 무섭다.

 

때가 되면

토사구팽이라더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