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전후의 날씨란 후텁지근하고 후줄근하다.
딱히 할 일이 없을 때가 이럴 때다.
궂은 날씨를 피해 옆집은 며칠째 씨마늘을 준비한다.
곧 마늘을 심을 철이 닥아온다.
"어서 와유."
카눈 태풍으로 부러진 토마토 대를 묶어주고 있는 나를 손짓하며 부른다.
옆집에 몰려와 씨마늘을 까던 동네 아줌마들이다.
갓 삶아낸 백숙 닭 한마리가 가운데 자리잡고 있다.
비 개인 마당 가운데 둘러앉았다.
초목산천이 한번 샤워를 한듯 짜증스레 엉겨붙던 모기도 오늘은 사라졌다.
가득 잔 채운 흰소주에 소금에 찍어먹는 백숙 맛.
"이러키 먹어야 맛있다니께유."
맞는 말씀이다.
초복은 이렇게 또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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