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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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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마당 마당에는 무말랭이가 빨랫줄엔 무시래기가 늘어난다. 곳감도 먹을 때가 되었다. 총각무,동치미 무를 밀차로 잔뜩 싣고 왔다. 이웃끼리 나누어 먹는 인심이다. 감나무에 이름 모를 산새들이 떼 지어 날아와 그들 만의 잔치가 벌어졌다. 같이 안 놀아준다고 짓는다.
입춘방...입춘대길 건양다경 봄이 오긴 오는 감. 그려, 입춘. 가지엔 이잉. 연태 뭐하나 했더이. 기여, 봄이여. 매화 봉오리가 새벽서리에도 봉긋봉긋하다. 산새가 날아와 마당 느티남구에 앉았다. 입춘시가 오후 1시33분이란다. 올 입춘방은 입춘대길 건양다경. 붓과 벼루, 연적을 옆에 두고 종이를 펼쳐놓으니 묵향이 더해 거실은 ..
대설, 봄이 있다 대문 옆에, 장독간에도 매화 봉오리다. 겨울 전에 봄이 먼저 오나봐. 느티나무에 움이 텄다. 산새들이 찾아와 새싹의 소리를 듣는다. 배나무 복숭아 개나리 소나무 무화과 동백 봄은 일찌감치 발 아래 있다. 냉이다.
까치밥 일대기 남겨두었던 까치밥이다. 언제 어느 녀석이 먹는지 도저히 포착할 수가 없다. 앙상한 가지만. 열흘 사이에...
까치밥 감 따기. 과거로의 여행이랄가 추억 따라잡기랄가. 해마다 하는 일이지만 신 난다. 옛날 옛적에 / 감 따러 / 감나무에 올라갔다가 / 느닷없이 / 가지가 부러지는 바람에 / 혼비백산한 적이 있었지./ 아니야, 까치밥으로 두기로...
산하는 포성이... 지금 포성이 울린다. 밤낮없이 대포소리가 요란하다. 며칠 전 산보길에 산마렝이를 돌다가 포화에 놀라 나자빠질 뻔 했다. 처음에는 건너마을 어은에서 메아리 되어 울리더니 이젠 등 뒤와 코 앞까지 바짝 다가왔다. 콩심는 계절. 콩 파먹는 비둘기와 한판 승부가 시작되었다. 비둘기 퇴..
6월의 허수아비 마늘 밭. 그 옆은 땅콩 밭. 허수아비 군단. 땅콩 씨를 뿌렸는데 산비둘기들이 날아들어 죄다 파먹는 바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