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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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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힘 돌풍에 번개를 동반했다. 사흘동안 내린 비의 강수량은 140 미리였다. 채마밭에 채소에게는 보약이었다. 며칠 새 훌쩍 자랐다. 물 백 번 주는 것보다 흠뻑 비 한 번 내리는 게 낫다. 배추벌레도 나타났다. 비바람을 뚫고 나비가 어떻게 날아왔을까... 불가사의한 자연의 힘이다. 강풍에 대봉감과 대추가 속절없이 떨어졌다. 이 또한 자연 현상이다.
새벽비 날씨가 참 어수선하다. 봄날씨가 변덕스럽다곤 하나 요즘처럼 이런 날은 드물었다. 밤새 휘영청 교교했던 달빛도 언제 그랬냐는듯 어둠에 묻히고 새벽 동틀 무렵이면 반드시 비가 내린다. 하루 이틀이 아니다. 홈통을 타고 떨어지는 낙숫물 소리가 요란하다. 오늘도 이 시간에 창대같은 비다. 오늘은 번개 뇌성을 동반했다. 두터운 커튼이 극장의 빈 스크린처럼 허옇게 비쳤다가 순식간에 사라진다. 눈여겨보지 않았던 며칠새 비닐하우스 안에 한 그루 심어두었던 토마토에 노란 꽃이 한바탕 피었다. 지줏대를 세워주고 단끈으로 묶어주었다. 너저분하게 자란 곁가지도 가위로 잘라냈다. 바깥은 가랑비가 온다.
고구마 말랭이 만들기 좋은날 "무슨놈의 가을비가 이렇담?" 지금 내리는 비는 짖궂다. 혼을 뺀다. 뇌성 번개가 머리 위를 지나간다. 거실 창밖 앞뜰이 희뿌였다. 강풍에 가닥을 못잡은 대봉 감나무가 뿌러질듯 휘청거린다. 막바지 이 가을에 이런 비는 처음이다. 비소식을 앞두고 간당간당 야콘 추수를 마지막으로 가을걷이를 끝낸게 그나마 천만다행이다. 비가 지나가면 추위가 남을 거다. 겨울이다. 小雪 大雪. 冬至... 그리고 立春.
"무슨 가을비가 이렇담?"
귀촌일기- 장맛비는 오고... 까투리 우는 소리 한 주일 잘 놀다온 뒤라 어서 빨리 밭에 내려가서 이것저것... 넘어진 고춧대 세우고, 자빠진 토마토 가지 묶어주고, 널어져 꺾어진 마디 호박 줄기는 이어주고... 잡초와 씨름은 물론. 할 일이 태산같은데 비가 온다. 그칠 듯 하다가 언제 다가왔는지 번개 뇌성에 폭우다...
귀촌일기- 비 내리는 날 비다. 빗소리가 요란했다. 천둥번개도 따라왔다. 밭에서 철수했다. 예년 같으면 이맘 때 장마다. 독서. 할 일 밭에 두고 어쩔 수 없어 하는 것이다. 비는 오고.
귀촌일기- 가로림만의 밤바다 낚시 도내나루 바로 건너 구도항, 한적한 갯마을에 거대한 모래공장이 턱 버티고 있다는 건 '건설'과 '산업'이라는 측면을 백 번 이해하면서도, 볼 때 마다 나에겐 흉물이다. 게다가 어디서 모래를 싣고 오는지 모르지만 항공모함 같은 모래 운반선을 만날 때 마다 나를 압도한다. 바다낚시를 ..
가뭄 끝에 뚫인 하늘, 왠 비가... 대포의 포성만... 새벽 잠 누운 자리에서 창가에 비치는 천둥 번개에 몰아치는 비바람이 안보아도 매서운 줄 안다. 장맛비란 그렇거니 하며 대충 두었던 서쪽 마루의 물건들이 밤새 날라갈 건 날라가고 비에 온통 흠뻑 젖었다. 두달 가까이 불러온 애타던 가뭄타령은 닷새만에 쏙 들어갔다. 하늘에 구멍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