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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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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민들레는 봄을 기다린다 모질고 강하다. 피고 지고 피고 지고... 민들레는 일년 열두 달 핀다. 끈질기다. 한편 애잔하다.
민들레... 홀씨 되어 피었다가 졌다. 또 피고 지고 피고 지고... 민들레는 한 해 내내 피고 진다.
동짓날, 민들레는 겨울잠도 없나봐? 섣달 동짓날. 처마 밑에는 무청 시래기, 옥수수. 마당에 민들레.
겨울 민들레...오늘은 대설 한 시대 전에 새우젓갈 담그던 옹기다. 어떻게 내 곁에 묻어 들어와 처마 밑에 두고서 물받이로 쓰고 있다. 물이 담겨 있으면 얼어서 옹기가 갈라져 터진다. 겨울은 물을 비워 두는 게 상책이다. 오늘 아침에도 1 센티 두께의 얼음이 얼었다. 바야흐로 엄동설한. 노란 민들레 한 포기. 앞 마당에 피었다. 한 겨울의 초입에 피는 민들레... 민들레는 계절이 없다. 일년 내내 피고 지고 또 핀다. 끈질기다.
돈냉이,달래,머위...마당에 모였다 된장국거리 솔쟁이, 겉절이로 민들레. 저절로 나서 자라는 야생초들이다. 식탁에 오르면 봄의 운치를 더해주는 계절 채소가 된다. 돌계단 옆에는 돈냉이, 마당 가운덴 아예 머위밭이다. 자연이 마당에 온통 들어찼다. 대문간 입구에 달래.
봄 봄...봄바람 울타리의 개나리가 피기 시작해야 봄이다. 봄 맛이 난다. 돋아나자 마자 머위는 꽃이 먼저 핀다. 노랑 민들레는 아니 보이고 흰민들레가... 노란 뱀딸기꽃. 봄은 여인의 발걸음에 있다. 읍내 복지관으로 오늘부터 공부하러 간다. 마을버스로 등교했다. 나는 끝날 무렵 복지관 정문에서 느긋하게 기다렸다. 봄 봄
귀촌일기- 산수유...민들레... 앞산 솔밭길은 내 산봇길 전용 도로다. 다니는 사람이 없다. 지난해 딱 두 사람. 건너마을 사는 옆집 아주머니 형부네가 질러온답시고 어쩌다 이 길을 자전거를 끌고 오는 걸 비켜서서 스쳐지나간 적이 있고, 안마을 사시는 광태네 어머니가 어느 봄날 고사리 꺾으러 가는 길에 마주친 적..
귀촌일기- 겨울 민들레 논둑 밭둑에 민들레. 민들레는 지독한 놈이다. 엄동 삭풍의 동토에서 한겨울을 날 참이다. 울타리에 개나리꽃. 민들레에 질세라 오늘도 한 송이 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