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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비 오는 날, 비닐하우스 안에서 빗방울 하나 하나에 소리가 있다. 하우스에 가면 안다. 억수비만 비일가. 보슬비, 안개비 구르는 소리도 들린다. 또닥거리던 빗방울이 장대비가 되어 비닐하우스 지붕을 때린다. 강약 고저 장단이 있다. 지금 지나가는 우닥비. 구멍이 뚫리지않아 다행이다. 빗소리에 정신이 쇄락하다. 비 ..
입추,말복에 또 물 주기 시작하다 아침나절에 서울에서 손님들이 오셨다. 입추, 말복 더위도 아랑곳하지않고 팔봉산 등산을 감행하는 노익장(?)에 새삼 감탄하며 오랜만의 해후에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찾아왔던 손님은 돌아가시고 뉘엿뉘엿 지는 해를 바라보며 밭에 내려갔다. 이 시간에 내가 가야할 곳은 밭이다. 채마..
감자를 캐며... 땅이 따뜻하다, 흙이 부드럽다 하늘과 땅 사이에 사람이 있다. 감자를 캔다. 땅이 따뜻하다. 흙이 부드럽다.
귀촌일기- 하늘도 보고 땅도 보고 발길을 떼는 곳 마다 야생초들이 발밑에서 한껏 재잘거린다. 저들 만의 몸짓으로 저들 만이 아는 말투로... 요즘 땅 만 보다가 오늘 아침에 하늘을 보았다. 느티나무 가지에도 봄이 촘촘이 달렸다. 이 어린 새싹이 어느새 신록이 되고 녹음이 우거져 삼복의 염천에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
흙과 술 하늘은 푸르고 높다. 비껴쬐는 햇살이 보드랍다. 그동안 펴던 파라솔도 이젠 접었다. 서가에서 눈에 띄는 책 두 권을 꺼냈다. 하나는 가볍고 하나는 무겁다. 오래 전에 읽었던 책들이다. 읽어볼수록 새롭다. 읽을 때마다 행간이 다르게 다가온다. 오랜 친구가 따로 없다. 묵은 책도 묵은 장맛이 난다. 나..
징검다리 배추 읍내 조석시장, 하나로마트에 갔다가 배추 값 보고 놀랐다. 금값. 장마 아닌 장마에 채소가 다 어디로 갔는지, 아예 없는지. 곧장 모종시장에 둘러 배추모종 한판을 구했다. 72구들이 판이 5천원. 7년 단골이라고 모종 아줌마가 반색하며 적색 양배추 다섯개를 끼워주네. 어차피 걷어내야하는 토마토 줄..
너무 많이 사왔나 오늘은 대파 심기. 파를 많이 먹는 편이라 해마다 이곳저곳 심어둔다. 씨 대파 모종 석단을 사와서 풀어 놓으니 보통 많은 게 아니다. 땅을 일구어야 한다. 조금 덜 영글었지만 양파를 캤다. 쪽파도 좀 일찍 캐냈다. 말려서 간수해두었다가 초가을에 심으면 김장 때 요긴하다. 땅파고, 거름 갖다붓고, 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