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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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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는 바람에 흔들리고...
한가위... 동구밖 표정 읍내 중앙통. . 최근 조성된 문화공간에서 무언가 공연을 하고 있었다. 한가위를 맞는 거리는 한산하였다.
코로나 시대의 마을총회 3년만에 열린 마을 총회다. 10시 총회 전에 읍장님이 다녀갔고, 총회 끄트머리에 군수님이 다녀갔다. 올 지방선거에 출마할 예비후보자들이 줄줄이 명함을 뿌리며 눈도장을 찍었다. 마을 총회란 늘상 이렇다. 정초에 그럴싸하게 돼지머리나 잡고 소줏잔 기울여 공동체 의식을 다지는 어느 하루 잔치 분위기 마을총회였다. 코로나 시국에 총회가 열린 것 만도 다행. 한 집에 1명만 참석이라는 단서가 사전 고지되었다. 변함없는 건 마을회관 입구에 쌓여 있는 나눠줄 두루마리 휴지 더미. 관내 어느 곳에 추진되는 태양광 공사는 반대한다는 주민투표가 있었다. 郡 지원을 받기 위한 쉼터 건립 토지 구입을 위해 가구당 50만 원과 이장 반장 모조 갹출은 왈가왈부 끝에 모두 부결. 매년 가구당 마을기금 5만 원 갹출 적립 안건은 ..
미련인가 아쉬움인가... 감태 만들기 "몸이 작살났씨유." "골병들었슈." 감태 이야기만 나오면 남여 불문 쎈소리가 맨 먼저 나온다. 다들 머리를 흔든다. 자식 공부시키고 시집 장가 보내는데 감태가 한몫했다. 농어촌 복합인 우리 마을로선 감태를 만들어 내다파는 일이 농한기에 그럴싸한 수입원이었다. '죽을동 살동' 그땐 몰랐는데 그 후유증이 심각하다. 근년에 와서 다들 손을 놓았다. 호주머니에 수입이 뻔히 잡히는데도 포기하는 아쉬움이 컸다. 세월 앞에 장사 없이 늙었다는 얘기다. 지금이 감태철이다. 오늘도 눈발이 흩날렸다. 눈이 자주 올수록 많이 내릴수록 개펄의 갯골에서 자라는 감태는 달다. 올해 감태가 아주 좋다는 건 멀리서 보아도 척 안다. 이 좋은 감태를 하면서... 한두 집이 감태를 만들기 시작했다. 집에서 먹을 것만 만든다며 누구랄 ..
아낙네 셋...행선지는? 걷기 운동 길에 멀리 앞서 걸어가는 세 아낙네. 아마 병훈네, 기정네, 가을이네 일 것이다. 중무장한 복장에 함태기를 손에 들고 ,허리춤에 끼고, 어깨에 맨 행장으로 보아 감태 따러 가는 중이다. 이곳 도내리에서 2백 미터 제방을 건너면 어은리 염장마을이다. 그곳에서 개펄 위로 난 바닷길을 따라 쌍섬으로 들어가는 언저리 갯골에 감태가 샛파랗게 무성하다. 한창 때처럼 읍내 시장에 내다 팔 여력은 없고 눈 앞에 보이는 제철 감태 맛을 버릴 수 없어 짝짜꿍해서 나선 게 분명하다. 안마을에서 그나마 소장파다. 도내리 아낙네에게 감태의 추억은 끈질기다.
도내리 감태...아, 옛날이여! 꼭 10년 전, 이맘때다. 이런 글을 쓴 적이 있다. - - - "요게, 진짜 감태!" "얼마 전에 말여, 테레비 방송에 감태가 불면증에 좋다고 나오데. 미역인지 파랜지 비춰주는디 고건 감태가 아녀." "그려, 감태는 파래, 매생이허구 다르다니께." "감태라면 가로림만 도내 감태여." "맞어유, 그 중에서도 함박눈을 맞은 감태가 달고 제일 맛있다니께." 도내 아줌마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갯내음 물씬한 햇감태구이 맛이 절로 입에 감긴다. 눈이 내린다. 다시 돌아왔다. 감태의 계절... 물 빠진 개펄은 온통 푸른 감태로 융단을 깔았다. 김장 끝나고 메주 쑤고 나면 농한기... 마실도 잠깐. 삼삼오오 감태 매러 갯벌로 나간다. 일년 내내 움직이던 몸이라 근질근질해 참지 못하고 움직여야 한다. 영하의 날씨..
어느 부부의 망둥어 낚시 오늘 산봇길에 어은-도내 방조제에서 망둥어 낚시를 하는 부부를 만났다. 보잘것 없다는 어종의 대명사, 망둥어가 통통하게 살이 올랐다. 天高馬肥라더니 역시 가을은 가을이다.
우리 마을 들머리의 벗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