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70)
미꾸라지 양어장에 핀 벼꽃 우리집 논에 벼꽃이 피었다. 눈에 보일듯 말듯 하얀 꽃이 조롱조롱 달렸다. 곧 나락이 되어 가을로 영글어 갈 것이다. 우리집 논은 미꾸라지 양어장이다. 아침마다 통발로 잡아오는 미꾸라지는 여기에 들어간다.
마당엔 가을이 햇살이 비친다. 새끼 방아깨비도 보이고 찌르레기 소리도 들린다. 고추잠자린 얼마 전에 다녀갔고 매미 소리가 요란하다. 마당에 가을이 오고있다.
미꾸라지 잡으러 마침 미꾸라지 통발이 몇 개 생겼다. 얼마 전 우리동네 김 반장이 통발로 미꾸라지 잡는 걸 본 후 읍내 장에 나가면 통발 몇 개를 사올가 하던 차에 버갯속영감 댁에서 여섯 개를 얻어왔다. 미끼는 복잡하게 만들 필요없이 개 사료를 쓰면 된다고 내게 일러주었다. 당장 집 뒤 바닷가 쪽에 있는 논으로 ..
여름의 아침
장마의 후유증 고구마를 다 심었다. 충청도 여기 말로 '고구마 순을 다 놓았다'. 남도를 강타한 장마전선이 다시 북상한다니 또 마음이 급했다. 이른 새벽이 그나마 나았다. 한낮이 되자 습기 찬 지열에 코앞에 차 숨을 헐떡이면서 어쨌던 마쳤다. 보름 전에 모두 했어야 했던 일 들이다. 후배들이 서울서 내려와 감자..
우리집 벼농사 모내기철이 지난 얼마 전, 논두렁에 버려져있길래 가져왔다며 모를 쪄 남은 벼모종 한다발을 집사람이 들고왔다. 처음에는 귀찮아 퇴박을 주었으나 그게 아니다싶어 마음을 바꾸었다. 몇 년동안 꽃을 잘 피우던 수련이 작년부터 감감무소식인 수련화분이 마침 두개가 있었다. 홍성 갈산토기에서 가져..
도내리 오솔길의 만추
오죽도 가을을 찾아 나섰다. 첫얼음이 두텁게 언 아침나절의 오솔길. 햇살은 따사로우나 바람은 차다. 해질 무렵. 가을은 정녕 서재 문짝에 있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