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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거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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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봄 오는 봄 귀거래사에서 도연명은 '새는 날다 고달프면 둥지로 돌아올 줄 안다.'고 했다. 서른한 살의 괴테는 일찌기 '모든 산마루에 휴식이 있나니.'하며 방랑자의 노래를 읊조렸다. 청운의 꿈... 누구에게나 그건 분홍빛 베일을 통해 바라본 젊은 한 때의 희망사항. 이제 주름 진 이마 너머에는 은빛 흰머리가 소복하다. 회한이 책장 속에서 꺼낸 손 때묻은 책갈피에 빛바랜 공허함으로 어지러이 남아있을 뿐... ... ... 오늘도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가지치기를 했다. 여나므 그루 쯤 되는 매실나무 전정을 계속하고 있다. 사과나무 두 그루와 석류나무 서너 그루가 차례를 기다린다. 태어난 남도 두메 고향을 두고 충청도 바닷가 시골로 들어왔다. 나는 먼길을 돌고 돌아와 쉰다. 쉬는게 일상이 되어버린 나. 햇살 따사로운 둥지..
새우젓독, 용도변경과 변신 우리집에 새우젓갈 독이 넷 있다. 둘은 내가 옹기 고물상에서 구입한 것이고 나머지 둘 중에 하나는 홍성에 고향을 둔 분이 가져다 주셨고, 또 하나는 전주에 사시던 분이 갖다주셨다. 두 개 모두 서울의 아파트를 거져왔기에 모르긴 몰라도 한동안 실내 장식용으로 쓰이던 것이었다. 홍..
귀촌일기- 액자 속의 수선화 마당에 수선화, 올핸 좀 어떨가 했는데... 꽃이 애잔하리 만큼 각박하다. 갈수록 빈약해지는 이유가 뭘가. 6년 전, 풍성하게 꽃이 피었던 그 수선화가 탐스러워 화폭에 옮겨 지금까지 거실 중간 제일 좋은 자리를 차지해 왔다. 그동안 몇 번 수정 보완을 해온 건 무언가가 못마땅했기 때문..
귀촌일기- 소근진성 귀거래사 우리집에서 차로 불과 30분 남짓 거리의 소근진성을 참 미안한 마음으로 찾았다. 내 나름의 우선 순위에 밀려 귀촌 13년에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으로 시간을 앞당겨 준 건 복지관의 '문화탐방 프로그램'에서 맨먼저 소근진성이 들어있었다. 인근 유적지를 틈나는 대로, 오다가..
귀촌일기- 귀촌의 의미? 완두콩 심고, 도라지 심고 언제 저걸 다 하나 싶어도 하다 보면 해내는 게 농사일이다. 트랙터로 갓 밭갈이 했을 때 비닐 덮는 멀칭 작업이 태산 같더니 드디어 해냈다. 혼자서 장구치고 북치고 이리 뛰고 저리 뛰며 마무리 한 것이다. 그것도 작업이 잘못되어 바람에 펄럭거린다든지 하는 흠결 없이. 자화자찬이라..
내마음의 귀거래사
박꽃, 밤과 낮
귀농이냐 귀촌이냐 마을 당산에 4백년된 팽나무. 버갯속 영감님 댁의 대문과 지붕 바로 위에는 까치집이 다섯채 . 도내에 내려온 지 햇수로 7년이 되었다. 2004년에 집을 지었다. 마을 사람들과 더불어 정착하는 과정은 나의 '버갯속 영감 교유기'에 썼다. 귀거래사가 따로 없다. 선배,후배, 동료 꽤 많은 분들이 다녀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