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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방네

귀촌일기- 귀촌의 의미? 완두콩 심고, 도라지 심고

 

 

 

 

 

 

 

 

 

언제 저걸 다 하나 싶어도 하다 보면 해내는 게 농사일이다.

 

트랙터로 갓 밭갈이 했을 때 비닐 덮는 멀칭 작업이 태산 같더니

드디어 해냈다.

 

혼자서 장구치고 북치고 이리 뛰고 저리 뛰며 마무리 한 것이다.

그것도 작업이 잘못되어 바람에 펄럭거린다든지 하는

흠결 없이.

 

자화자찬이라도 어쩔 수 없다.

 

귀촌 10년의 경력이다.

경험의 힘이다.

 

 

 

 

 

 

 

씨 뿌리고 모종하는 계절이다.

 

오늘 모종 상추는 세가지다.

청치마상추,흑상추,꽃상추다.

 

 

 

 

 

 

 

 

어제 심은 왜콩(완두콩을 동네 사람들은 하나같이 왜콩이라 부른다)은

버갯속영감님 댁 할머니가 심어보라며 주시길래 가져온 것이다.

해마다 왜콩은 그렇게 심는다.

 

쪽파도 그렇지만 왜콩을 내가 직접 종자를 받아서 심은 적이 한번도 없다.

 

할머니 덕에 봄엔 왜콩농사,

가을 쪽파농사를 짓는 셈이다.

 

 

 

 

 

 

강원도에 사는 친지로부터 올해도 옥수수 씨앗이 왔다.

 

나야 한 종지면 충분하다.

 

옥수수 씨앗을 봉지봉지 묶어서 집사람이 배달을 한다.

 

주거니 받거니

주는 인심,

받는 인정.

 

 

 

 

 

 

 

오늘 도라지도 그렇다.

 

저쪽 산등성이에서 큰 소리로 부르기에 얼른 달려가서 얻었다.

바쁜 어촌계장이 오늘 웬일로 밭에서 일을 한다.

 

작년에 뿌려둔 도라지 씨앗이 발아되어 오늘 다시 옮겨심는 데

나더러 가져가서 심어보라며 부른 것이다.

 

서로 나누어 심는 시골의 인심이다.

 

가져가라는데 굳이 사양하는 모양새도 사납거니와

다음에는 부르지도 않는 정서도 사뭇 남아 있다.

 

 

 

 

 

마침 점심 때라 어촌계장에게 팔봉산가든 행을

선창.

 

도라지 덕분에 삼겹살에

소주 한잔.

 

귀거래사가 무슨 소용인 가.

이게 귀촌이라니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