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교장

(5)
60년 친구들 이게 얼마만인가? 60년 만이다. 최점용, 하정근 두 친구와 통화했다. 우연찮게 서울에 있는 최영진 친구가 전화번호를 주며 다리를 놔 주었던 것. 국민학교 중학 시절의 친구들이다. 둘 다 교대를 졸업하고 교편을 잡았고 교장으로 은퇴했다. 나도 고향 진주를 떠나 충청도에 있지만 다들 객지인 울산과 부산에서 각각 살고 있다. 그 사이에 까마득히 잊고 지냈다. 추억의 편린들이 쏟아졌다. 그 시절을 불러내어 퍼즐 맞추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옛것일수록 기억이 또렷하다. 내 벗이 몇인가 하니 水石과 松竹이라 동산에 달 오르니 그 더욱 반갑구나 두어라, 이 다섯밖에 또 더하여 무엇하리 까까머리 시절의 묵은 친구들... 지나고 보니 그게 우정이었다. 세월이 흘러 이젠 마음 뿐. 자유로이 서로 오갈 형편이 아..
귀촌일기- 경로당 시즌 오픈 농번기에는 노인들이 더 바쁘다. 집안에서 때 맞춰 도와야 할 일이 정해져 있다. 이것 저것 보이는 게 다 일이다. 그래서 경로당은 여름과 가을에 걸쳐 너댓달은 아예 문을 닫는다. 비로소 오늘 경로당 문을 열었다. 동지를 앞두고 이때 쯤이면 시즌오픈이다. 마을회관의 아랫층이 경로당..
"아이구, 아가." 올해도 전화를 드렸다. "아이구, 아가." "예." "옴마 생각나 전화했제." "예." "그래, 잘 있나. 집안 다 편하제." 오히려 투박함이나 정감이 다름없었다. 달라지신 건 진주에 계시지않고 서울 딸래집에 와 계시다는것. 남 혜자 선생님. 올해 여든 일곱. 어머니 생존 시에 교편생활을 같이 하셨던 분. 수많은 ..
유화교실 2년생 유화교실에 신입회원이 들어오니 지난 1년을 알겠다. 매주 월요일 저녁에 모여서 그림을 그린다. 유화 만이 아니다. 수채화도 그리고, 뎃상을 하는 등 각양이다. 게으름이 뻗쳐서 꽤나 빠졌다. 괜시리 밤 나들이가 싫을 때가 있다. 그래도 월요일은 즐겁다. 하고 싶었던 걸 한다는 보람이다. 작년 4월 6..
정월 대보름날 정월 대보름이다. 부슬부슬 비가 내렸다. 태안군 소원면 시목리. 태안서 만리포가는 길도다. '범죄없는 마을'로 기억에 남아있었다. 우연한 기회에 실로 수십년 만에 달집 태우기에 참여했다. 겨우내 날렸던 방패 연을 달집에 걸었던 어릴 적의 기억이 아롱삼삼하다. 윷놀이, 부럼깨기, 다리밟기, 귀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