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전화를 드렸다.
"아이구, 아가."
"예."
"옴마 생각나 전화했제."
"예."
"그래, 잘 있나. 집안 다 편하제."
오히려 투박함이나 정감이 다름없었다.
달라지신 건 진주에 계시지않고 서울 딸래집에 와 계시다는것.
남 혜자 선생님.
올해 여든 일곱.
어머니 생존 시에 교편생활을 같이 하셨던 분.
수많은 제자를 두셨고 호랑이 선생님으로 유명했다.
나에겐 이모님처럼 더없이 다감하신 분.
"그래, 병원 때매 서울 와 있다. 내가 넘 오래 사는갑다."
"건강하셔야 할텐데..."
"오냐, 고맙다이."
'아가', '내 새끼야'를 많이 들었다.
어른 앞에서 아가는 아가.
예순이 지난 나를 아직 '아가'라 부르시는 분이 계시다.
아, 그 소리를 언제까지 들을 수 있을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