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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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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손님, 섬서구메뚜기? 섬서구메뚜기 한 마리. 뒷다리가 방아깨비에 비해 짧다. 몸통이 더 크고 길쭉하면 방아깨비고 마름모꼴이면 섬서구메뚜기다. 어떻게 들어왔을까? 태풍이 온다기에 차창을 꼭꼭 닫아두었는데 밤새 찾아들었다. 햇살이 반가운듯 제풀에 뛴다. 손님은 손님.
서릿발 마당이 온통 하얗다. 도랑사구에 받아 둔 물이 제법 두텁게 얼었다. 그래도 칼서리가 내린 날은 따뜻하다. 오늘 하루는 푸근한 날. 내일 비가 내린다니 비가 오면 추워진다.
낙엽만 쌓이는데... 팔봉산 사흘 만에 다시 찾은 팔봉산. 비가 온다기에... 낙엽이 그 며칠 사이에 수북히 쌓였다. 가을비 지나고 나면 단풍은 없다. 등산로를 오르자마자 오른편에 吳淸翠堂 詩碑. '自嘆'(스스로 탄식하여)이라는 시 한 수가 새겨져 있다.
팔봉산 단풍, 둘레길을 걸었다 앞뜰을 걷다보면 멀지도 않은 바로 저기, 팔봉 능선 팔봉산이 있다. 제3봉이 으뜸봉우리 주봉이다. 11월이 가기 전에, 단풍이 지기 전에, 오늘 마음 먹고 찾아갔다. 단풍이 절정이다. 둘레길을 걸었다.
팔봉산 원근
어디로 가나? 갈 길을 잃었나, 갈 곳을 모르나. 추수가 끝난 논두렁에서 한길로 나온 개구리. 해는 저물고 날은 추워지고... 하우스 안에 찾아든 박새 한 마리. 죈종일 나갈 줄 모른다. 오늘은 시월의 마지막 날.
마당에도 가을이... 우수수 느티나무 잎이 바람에 진다. 앞 계단 옆에 모과도 제 무게에 자유낙하했다. 이름 모르는 꽃들... 가을 야생화다. 해마다 그 자리에서 혼자 피고 진다. 우리집 가을은 온통 노랗다.
가을 하늘은 파랗게 익어간다 뽑아버릴까 하다가 그냥 둔 토마토 두 그루... 큰 토마토와 알토마토. 한바탕 제철이 지났는데도 꽃이 피고 토마토를 열어준다. 오늘도 아침 햇살을 받으며 토마토를 땄다. 파란 하늘, 빨간 토마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