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

(6065)
우박... 막차로 돌아오다 싸락눈인지 우박인지? 요란하게 차창을 때린다. 메주 콩 알 만한 크기가 내 눈에는 우박이었다. 오랜만에 우박... ... 집사람은 고속버스 첫차로 나들이 서울 갔다가 막차로 돌아왔다. 진눈깨비 비바람을 피해 앞산 솔밭을 걸었지만 혼자 집을 지키는 게 오늘따라 허전하다. 過而不改라... 어깃장으로 세상 돌아가는 우중충한 모양새에 어수선한 날씨마저 심란한 하루.
남기고 간 만추... 그리고 간월암
'낙엽을 태우며'... 낙엽길을 걷다 -벚나무 아래에 긁어 모은 낙엽의 산더미를 모으고 불을 붙이면, 속의 것부터 푸슥푸슥 타기 시작해서 가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바람이나 없는 날이면 그 연기가 얕게 드리워서 어느덧 뜰 안에 가득히 자욱해진다. 낙엽 타는 냄새같이 좋은 것이 있을까? 갓 볶아 낸 커피의 냄새가 난다. 잘 익은 개암 냄새가 난다. 갈퀴를 손에 들고는 어느 때까지든지 연기 속에 우뚝 서서, 타서 흩어지는 낙엽의 산더미를 바라보며 향기로운 냄새를 맡고 있노라면, 별안간 맹렬한 생활의 의욕을 느끼게 된다. 연기는 몸에 배서 어느 결엔지 옷자락과 손등에서도 냄새가 나게 된다.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읽었던 이효석의 '낙엽을 태우며'를 생각하면서 오늘도 낙엽이 소복히 쌓인 앞산 오솔길을 사박사박 걷는다. 낙엽을 애써 긁어 모아서 태우는...
2023년...꽃 달력 벌써 몇 년째인가, 참 대단한 정성이다. 올해도 꽃 달력을 보내주셨다. 집사람의 중학교 동창 친구다. 사진 동호회 모임에서 70줄 회원들의 사진 촬영 솜씨로 만든 달력인데 해마다 이맘 때면 어김없이 우체부가 전해준다. 앞질러 찾아온 새봄의 설레임에 세모에 쏟아지는 어느 달력보다 기분이 좋다. 나는 이 달력을 이라 부른다.
'까치밥'의 현장 이른 아침부터 참새 몆 놈이 날아와 순서대로 그 난리를 치더니... 대봉 홍시에 참새떼가 지나간 자리. 흔적이 날카롭다. '까치밥' 홍시가 사라지는 건 시간 문제. 삼라만상은 이렇게 기나긴 겨울의 문턱을 넘어섰다.
裸木:겨울 그림자 겨울의 긴 그림자, 머지않아 돌아오는 봄을 생각한다.
게꾹지, 못난이 배추가 더 맛있다 는 충청도 해안가 사람의 향토음식의 대표이다. 겨우살이에 빠지지않는 '서민들의 입맛'이었다. 세대가 바뀌면서 퓨전화되어 '꽃게탕'이 되어버린 게꾹지. 옛날의 그 맛이 변질되었다고 푸념을 한다. '게꾹지 본토맛'을 보여 주겠다는 솜씨 좋은 분이 계셔서, 밭에서 몇 포기 배추를 뽑고, 오래전에 담가두어 곰삭은 박하지 게장을 일단 갖다 드렸다. 실은 개펄에 지천인 칠게를 쓸어 담아 담근 게장이 원류.
눈이 내린다...여기는 서울 강남 충청도 어느 생원의 한양길 강남땅. 올겨울 첫 눈을 여기서 만났다. 그려 그려, 내려라 눈. 이왕이면 펑펑 함박눈이었으면 더더욱 좋으련만‥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