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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세의 팡세

귀촌일기- 비밀의 허전함에 대하여







'비밀이 없는 것은

재산이 없는 것과 같이 허전한 일이다.'

근대기 작가 李箱이 말했다.


어느 때 어느 순간 꺼내서

염주처럼 굴리며 평생을 두고 간직하는

한두 개 자기 만의 비밀.


보석보다 귀하다.


비밀이란, 말로서 입밖으로 나오는 순간,

글로서 문자화가 되는 그 때부터

비밀은 상실된다.


비밀은 오로지 체화되어 있을 때만

재산적인 효력이 있는 것이다.






일기.

일기라 해서 모든 비밀을 적어 남길 수 없다.


글로써 털어놓는 순간 '허전함'을

감수해야 한다.


일상을 반복하며 아낙군수 자리 보존에

하루해가 저무는 필부에게 무슨 비밀이 있을까 마는

비밀도 가지가지, 소소한 비밀도 비밀,

'허전함'을 남발할 수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