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더위는 가히 유별나다.
하루 두세 번 하던 걷기를 어제부터 줄였다.
아침나절에 앞뜰 농롯길까지 나가던 걸
그늘로 된 솔밭길로 끝내고,
오후 팔봉산 둘레길은 붙볕이 수꿈해질 때까지
당분간 쉴 참이다.
더울수록
덥다 덥다 하는 생각을 없애라지만
도인 군자가 아닌 이상
어디 그게 잘 되나.
책 읽는 일이 나로선 더위를 잊는
지름길이다.
그 중에서 언젠가 읽었던 책 중에서
읽기 쉬운, 보기 쉬운 책을 골라
다시 읽는 재미가 으뜸이다.
독서법이야 사람마다 다르겠으나
흐르는 땀을 개게 하는 법 중에
하나.
글에는 여러 종류의 질이 있다.
모름지기
보기 쉽고, 알기 쉽고, 읽기 쉬워야 한다는
세가지를 뭉뚱그려 누군가가 '文章三易'라 했는데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과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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