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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하신다구요?

귀촌일기- 이화산과 왜구, 게꾹지...(3-1)




우리집 바로 뒤 가로림만에서

팔봉산 아래로 창갯골(어송리 倉浦골의 옛 발음인듯),

인평을 지나 천수만으로  굴포운하 유적지가 있다는 사실을

몇 년 전 소개한 적이 있다.


내가 사는 고장의 역사에 관심을 갖는 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집에서 보면 남으로 백화산 북이 형제산.

동쪽의 팔봉산에서 해가 떠 이화산으로 진다.


이화산.


한양에서나 있을 법한 이화(梨花)라는 이름의 산이

태안에도 있다는 막연한 감회가 이화산을 바라볼 때마다 찾아드는 건,

귀촌 초기, 10여 년 전,  어디에선가 읽은

'역사적인 사실' 때문이다.


그 역사적 사실이란, 조선조 태종이

이화산에서 군사훈련인 강무(講武)를 했다는 것이다.


충청도 산세가 다 그러하듯

이화산도 그다지 높은 산이 아니다.


182 미터 이화산을 주봉으로 

이적산, 또루봉, 도기산, 장군산, 국사봉 둥...

태안반도를 따라 길게 거느린 연봉에는 

산마다 유래가 있고 골마다 전설이 숨어있다.




고려가 망하고 조선이 들어선 14세기 전후는

왜구의 출몰이 가장 극심했던 시기다.


왜구의 노략질이 얼마나 극심했기에

관군과 일부 천민만 남기고

양민은 내포 안쪽 안전지대로 소개시킬 정도로,

고려 수도 개경에 이르는 조운선의 길목인

안흥량을 끼고 있는 충청도 해안은

분탕질의 표적이었다. 






이성계라는 변방 함경도 출신 일개 무장이

황산전투(1380년)에서 왜구를 격멸하므로서

고려를 구출한 구국의 영웅으로 떠올랐고,

승승장구하여 위화도 회군(1388년) 끝에

조선조 개국의 (1392년) 단초를 열었다.


왜구와 이성계.


역사의 아이러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