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이라는 데가 본래 그렇기도 하거니와
자녀들이 모두 함께 몰려내려와 북적댈 때가
한결 사람 사는 맛이 났었다.
세월따라 뭔가 나도 이젠
생각이 달라졌다.
먼길을 밀물같이 밀려왔다가
썰물처럼 떠나버리는 뒷모습의 공허함.
그 허전함의 뒷감당도 그려러니와
"모두가 이젠 손님이야..." 하는 소리가
집사람의 입에서 절로 나오는 피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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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어버이 날이라고 어차피 올테면
따로 따로 오라고 선제적으로
미리 귀띔을 해주었더니 올부터
실천되었다.
두 아들과 딸이 한 주일 씩 간격으로
다녀갔다.
첫 주, 지난 해 가을의
묵은 고춧대를 뽑아주고 갔다.
시원스럽기 짝이 없다.
전체 밭갈이는 못했을 망정
아쉬운대로 그 자리에 몇몇 푸성귀를
심을 수 있게 되었다.
둘째 주,
집사람의 취미 중의 취미 노리개,
벼르고 벼르던 노래기기의 신곡 입력작업을
도와주고 갔다.
셋째 주,
택배로 진즉 배달되어 묵혀있던 조립대를
조립해 주고 갔다.
농촌도 품이 귀해서
일당 맛돈 주고도 할 사람이 없을 뿐더러
덤벼들면 성가신 일들이다.
평소 아쉽던 일같지 않은 일.
가려운데를 긁어주는 게
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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