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트롯 음악에 뒤따라 나오는
어촌계장의 목소리...
고물단지 스피커인데다 풍향에 따라
잘 들렸다 안 들렸다 한다.
나는 맨손어업 면허는 소지하고 있지만
어촌계원은 아니므로 일쑤
'오늘 또 무슨 작업이 있나보다'
하는 정도로 지나간다.
올 들어 처음
어촌계 바지락 조개밭을 이틀동안 개방했다는 걸
뒤늦게 알았다.
이웃집 세 곳에서 바지락이 든 봉지를
하나 씩 가져왔기 때문이다.
"쬐끔 캤씨유. 맛이나 보서유."
진달래꽃 필 때 조개 맛이 최고라는 걸
여기 와서 알았다.
이제나 저제나하며
기다리는 주민들의 성화에 못이겨
날을 잡아 몇 번 바지락 밭을 활짝 열고서
햇바지락을 양껏 캐다가
조개맛을 즐긴다.
호랑이가 가죽을 남기듯
바지락은 국물 맛을 남긴다는 말이 있다.
그 때가 진달래가 한창인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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