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류나무는, 언제나 무슨 어떤 계기가 되면
굳건하게 되살아나는 기억 속의 나무다.
그런 나무가 또 있다.
무화과, 포도 나무다.
15 년 전 귀촌해서 마당에 맨 먼저 심은 나무가
무화과, 포도, 석류나무였다.
무화과와 포도는
흘러들은 유행가 노랫말의 운율에 기인하지만
석류는 다분히 시각적이다.
갸날프게 휘늘어진 가지에 익어서 쩍 벌어진 석류.
그 틈새로 빨간 석류알이
금방이라도 흩어질 듯 삐져나온 모습은 강렬한
어릴 적 담부랑 추억이다.
귀촌 당시 50 만원을 주고 인근 농원에서
고풍스런 석류나무를 골라 사다 심었는데
한번도 석류가 영글어 준 적이 없어 내심 서운해 하다
포기했었다.
올해따라 무슨 요량인지,
아니면 철이 들어 내 심중을 헤아렸는 지...
석류가 많이 달렸다.
어떤 가지 하나에는
일곱 개가 열었다.
기다리면 올같은 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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