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다 가다 이웃에 사는 우리 마을 반장도
"파 버려유. 고구마 심어라니까유."
하고서 툭하면 한마디 던진다.
반장의 말씀을 그대로 곧이 들어서가 아니라
실은 나도 매실 나무를 뽑아내고 다시 밭으로 전환할 가
생각중이었다.
고지식하게 돈도 안되는 매실나무를 붙들고 있는 내가
반장이 보기에 갑갑했고,
나도 과수나무가 잡초,벌레에 얼마나 취약한 지
알았기 때문이다.
우연찮게 최근에 책 두 권을 읽고
그대로 가기로 했다.
공교롭게도 두 권의 책 내용의 주제가
'잡초'였다.
잡초와 벌레는 인간이 온갖 힘을 기울여
제거해야 하는 대상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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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나는 쪽으로 돌아보다>에서
이문구는 이렇게 말했다.
...여러 말할 것도 없이 잡초를 잡겠다는 생각부터가
분수없는 짓일 것이다...
...인간이 한포기의 풀을 이길 수 없다는 사실...
...자연을
하찮게 보고 함부로 다룰 권리가 없다는 것을...
...저 길가에 있는 풀 한 포기 또한 뜻이 있어서 났을 터이니,
잡초를 보면서 느끼고 배우는 것도
한 가지 복으로 여기면서 사는 것이
옳을 성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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