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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하신다구요?

귀촌일기- 귀촌이란? 질문에...

 

 

 

 

 

 

 

 

 

달력 날짜에 동그라미를 해두거나 귀퉁이에 메모를 해서 잊지않도록

애쓰는 날은 일년 가야 며칠 안된다.

물 흐르듯 흘러가는 귀촌의 일상은 너도 모르고 나도 모르는 세월을 따라

절로 굴러가는 형국이다.

 

'하고 싶은 일 하며 얼마나 좋으십니까?' 하며

가끔 알송달송한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귀촌 10년이 넘어가는 농촌의 일상에 무슨 뾰쪽수가 있을 가.

 

귀촌이랍시고 서울서 시골에 내려와서 굳이 무슨 신명나는 일을 찾으려면

복닥거리는 서울에서 장구 치고 북 치고 꽹과리 치며 

그대로 눌러있는 편이 낫다.

 

귀촌은 반복이다.

 

지난 해와 올해가, 어제와 오늘이 같다.

아침에 밝아오는 동창도 같고 지는 해 석양이 어제와 다를 바 없다.

 

오늘부터 겨울이 지나 굳게 닫혀있던 창문을 열었다.

바깥에서 보았던 동백에 바로 창밖에 있다.

 

해가 진다.

 

 

 

 

 

 

토란 모종 40개를 오늘 추가 했다.

모두 80개다.

 

야콘 모종 25개를 오늘 추가했다.

129개에 오늘 25개를 합하니 154개다.

동네사람들 나눠줄려면

200개는 더 만들어야 한다.

 

오늘도 감자밭에 복토를 했다.

감자순이 80%정도 나왔다.

안성마춤 봄비가 내린 뒤라 솟구치듯 돋아난다.

나오는 족족 복토를 해준다.

일을 삼고 한다.

 

엉덩이가 땡기고 허리가 아프다.

작년 이맘때도 그랬다.

 

 

 

 

 

 

 

고사리 밭이 따로 있더냐.

 

소롯길 하나 건너 언덕바지가 고사리밭이다.

매일 고사리를 꺾는다.

 

자고 나서 새벽에 가 보면 새 고사리가 돋아나 있다.

해질무렵에 가 보면 그동안 또 자라나 있다.

양은 많지않아도 봄철 내내 꼬빡꼬빡 모으면

일년 먹을 고사리는 충분하다. 

 

달래도 눈에 띈다.

 

 

 

 

 

 

소소한 일상을 즐겨라.

반복의 의미를 즐겨라.

 

이것이 귀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