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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하신다구요?

귀촌일기- 두릅 따는 날

 

 

 

 

 

 

 

어제 내린 비에 한껏 자랐다.

 

어쨌거나 잘리고 잘라야 할 운명의 그날은

올해도 도리없다.

 

해마다 요맘때 딱 한번 맛볼 수 있다.

 

아랫밭 언덕바지와 수돗가 시눗대 울타리 사이에 얼기설기 서있는

두릅나무가 그것이다.

 

어쩌다 시야에서 놓쳐버려서 훌쩍 커버린 뒤에야 뒤늦게

새삼 발견하고선 때늦은 후회로

아쉬워한 적이 두어 번 있었다.

 

 

 

 

 

 

 

 

 

 

 

 

두릅순.

 

애시당초 푸른기라고는 도무지 찾을 길 없는데 데쳐놓으면

어찌 이다지도 푸를꼬.

 

향긋하며 생기한 그 맛일랑 또

어디에 숨었다 나오는 걸 가.

 

자연의 오묘함은

알다가도 모를 일.

 

 

 

 

 

 

 

해가 가고 달이 바뀔수록

두릅 따는 날이 나에겐 비로소 

귀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