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술꾼 쌍판때기 같다는 옛말이 다소 거칠긴 해도
요즈음 같이 먹구름 낀 하늘에 딱 들어맞는다.
변덕이 죽 끓듯 하다는 얘기다.
변덕이라면 노처녀, 심술이라면 시누가 기어코 등장하고야 마는
우리의 정서가 고약하지만 한편으로 재미 있다.
비가 잦으려니 사흘거리로 비가 내린다.
비 같은 비도 아니다.
오늘만 하더라도 아침나절 내내 비바람이 종잡을 수 없이 몰아부치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 해가 중천에 방싯거린다.
이런 날 처마 밑에서 랄랄랄 휘파람 만 불고 있다간
시절을 놓치기 십상이다.
부지런한 농부는 할일 찾아
손발이 쉴 틈이 없다.
하루종일
내가 한 일 내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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