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귀촌하신다구요?

귀촌일기- 허수아비와 땅콩

 

 

 

 

 

 

내가 땅콩 까는 걸 갑자기 서두른 이유는

순전히 이웃 아주머니 때문이다.

 

어제 하루종일 아주머니는 열심히 땅콩을 심더니

거침없는 솜씨로 오늘은 허수아비를 세웠다.

 

하기야 설치 미술이 따로 있다더냐.

평생의 농사가 예술인 것을.

 

 

 

 

 

 

 

땅콩은 애당초 올해 내 영농 계획엔 없었다.

어깨너머로 서로 쳐다보면서 시골에 살다보면

따라서 장에 가는 일이 더러 있다.

 

자루에 들어있는 땅콩 한 됫박을 꺼내서 부지런히 깠다.

 

심심풀이로 까서 먹을 때는 몰랐는데 일을 삼고 까자니

성가시고 꽤나 시간이 걸린다.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는 걸

번연하 알면서도...

 

 

 

 

 

 

 

속아줄 산비둘기야 있건 없건

내일은 우리 땅콩밭에도

허수아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