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歸村漫筆

귀촌일기- 고속도로에서 생긴 일 그리고 기도

 

 

 

 

 

 

 

진찰실을 들어서자 의사가 물었다.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달리기를 하는데 갑자기 기운이 빠져 주저앉았습니다."

 

엊그제 밤에 일어난 증세를 그대로 설명 했다.

 

의사는 온몸을 뒤지며 여기저기 짚어보더니

'아직 젊은 나이에 그럴리가 없다'며 단호하게 말했다.

 

달리 처방도 없었다.

 

편작,화타도 도리없다는 말인가,

요행으로 재발하지 않기만을 기도하라는 말과

다름이 없었다.

 

이왕 

병원에 갔으니 영양제 주사 한방으로 발길을 돌렸다.

 

머리를 긁적이며 병원 문을 나서는

나는 갑갑하기만 했다.

 

 

(이 사연은 며칠 전 발생했던 자동차 고장과 정비에 관한 이야기를

이렇게 구성해본 것이다.)

 

 

 

 

 

엊그저께 서울 갔다가 서해안 고속도로를 내려오는데 서해대교를 지나 당진 조금 못미친 지점에서 갑자기 자동차 속력이 줄더니 엑설레이터를 밟아도 속도가 나질 않았다.  밤중 고속도로라 겁이 덜컥 났다.  언제 엔진이 정지될 지 몰라 눈을 부릅뜬 채 마음을 졸이며 기어가는데 마침 졸음 쉼터가 나타나 차를 갖다댔다. 

먼저 보험회사에 고장 신고부터 했다.  당진에 있는 정비회사인 듯 잠시 뒤 전화가 걸려왔는데 '거리가 멀지 않으니 자동차가 움직이기만 한다면 기어서라도 당진 톨게이트로 일단 빠져나오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지시대로 시동을 걸었다.  시동이 걸렸다. 자동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는 바짝 긴장을 하며 여차하면 갓길에 비상대기 할 수 있도록 3차선으로 조심조심 주행했다.

자동차는 뜻밖에 잘 달렸다.  아까 보였던 증세가 감쪽같이 사라진 것이다.  전화를 걸어 비상연락은 없었던 걸로 하고 그 길로 내쳐 서산을 지나 태안에 있는 집으로 왔었다.

 

 

 

 

오늘 서비스 정비업소에 들렀다.

 

컴퓨터로 연결된 전자 장비로 한참 점검하더니 도로주행까지 마친 다음,

정비 기술자의 최종 진단 결과는

'이유를 알 수 없으며 일찌기 이런 사례가 없었다'는

것이었다.

 

증세는 있되 병명을 모르니 고칠 수가 없다는

결론이다.

 

 

 

 

 

엔진오일 갈고,

타이어 공기압 채우고,

먼지 털고,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