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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방네

귀촌일기- 감태의 추억, 매생이와 감태는 다르다

 

 

 

 

 

 

 

 

오늘 읍내서 만난 감태가게 주인장이 울쌍이다.

예년 같으면 우리 동네 사람들이 만들어 온 감태를 기름 바르고 소금 간을 해서

밤낮 없이 구워내는 단골가게인데 내내 놀고 있다.

 

올 겨울에는 단단히 한몫할 셈으로 감태 굽는 기계, 대형 보관 냉장고 등

감태 설비를 신품으로 갖췄는데 완전히 빗나가버렸다고

허탈하게 웃는다.

  

'진짜 감태는 올핸 없슈.

매생이를 감태라며 엉뚱짓 허면 안되쥬.'

 

감태도 불량,가짜,닮은꼴이 있다는 말인 가.

 

특산물로 끼리끼리만 먹던 향토식품이 어느날부터 찾는 사람은 많아진데다

올해 들어 감태가 귀하다보니 어느 지방에서는

매생이를 감태라며 눈속임을 하는 듯.

 

감태는 올이 선명해서 씹히는 맛이

매생이완 전혀 다르다.

 

평생을 함께해온 이곳 '태안 감태'의 자존심을 보아하니

영판 충청도 양반들이다.

 

 

 

 

 

 

 

'아무리 못혀두 돈 천만 원은 만지는디...'

 

애써 감추는 섭섭함에 아쉬움이 꼬리를 단다.

 

하루에 열 톳을 했니 스무 톳을 했니...하며

초겨을에 시작하는 감태 작업은 서너 달 농한기에

짭짤한 수입원이다.

 

한톳이 백 장이니 말이 그렇지 하루에 스무 톳, 2천 장을 만들려면

손발이 쉴 틈이 없다. 

 

 

 

 

 

 

 

올해는 감태가 없다.

아예 한 톳도 만들지 못했다.

 

지난 여름철에 김태 포자가 갯벌에서 자라지않았을 뿐 아니라

되레 웃자란 감태는 줄기채 썩어바렸다.

감태도 미역이나 파래 사촌이라 바닷물의 적정 염도가 유지되어야 하는데

작년 여름내내 너무 잦은 비로 개펄의 염도가 떨어져

감태가 제대로 생육이 안되었다는 이야기다.

 

가로림만 청정 갯벌에서만 자란다는 감태.

눈이 내릴수록 개펄에서 단맛을 내는게 감태란다.

 

그래서 감태.

 

 

 

 

 

태안 감태는

내년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