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팥죽, 하면 먼저 생각난다.
장독대 위의 팥죽.
삼시 세끼 때우는 일이 아무리 고단해도 세시풍속 만은
빠뜨리지 않고 먹이고,거르지 않고 입히던
우리 조상이었다.
그 음덕으로 그 후손들이 살고 있음을
우리 모두 아는지 모르는지.
올해는 지나가듯 벙끗 내 말 한마디에 큰 맘 먹은
집사람이 가상하다.
동네 이웃에서 팥죽 먹으러 오라하면 못이긴 척 달려가는 게
몇 년째 우리집 동짓날 풍속도였다.
하기야 시골에 둘이 앉아서 동지라고
팥죽에 소매끝을 걷어붙이기가 말처럼 그리 쉽지않다.
팥 삶아 내랴 새알심 만드랴.
어지간한 죽집에 가면 메뉴판에 일년 열두 달
팥죽이 들어있다.
동짓날에 손 모아 일심정성으로 만드는 팥죽이
어디 가게표 팥죽에 견주겠는 가.
'동지는 명일이다,
일양이 생하도다...'
농가월령가는 이렇게 읊었다.
오늘부터
밤은 짧아지고 날이 길어진다.
동지는
내마음에 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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