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歸村漫筆

귀촌일기- 새해 첫날, 수덕사에서

 

 

 

 

 

 

 

오늘 가보니 그다지 먼 곳이 아니었다.

 

맨날 다니던 곳만 쳇바퀴 돌듯 왔다갔다 하다보면 생각이 안난다.

80키로 준수 왕복 4차선, 출발해서 40분 걸렸다.

세상사, 마음만 먹으면 가깝다.

 

수덕사.

 

정월 초하루라 대단히 붐볐다.

 

겨울이 머무는 곳엔 혼자 뙤똑한 것보다 인총이 섞여야

을씨년스럽지 않다.

 

 

 

 

 

 

 

 

 

 

 

 

 

 

 

이응로 화백의 고댁.

그의 암각화 작품.

 

기념관.

생전에 머물던 덕수여관.

 

대웅전.

 

설핏설핏 눈발이 날리는 덕숭산 아래 비탈진 산길을

돌아돌아 내려왔다.

 

 

 

 

 

다시 만나는 곳이 처음 올라갔던

상가지구.

 

이것도 모자라 주차장을 확장하고 건물을 올리고 짓고...

둘러보니 도처가 공사판이다. 

 

여기가 절간 곳인지 대도시인지 몇년 새

거대 관광단지가 돼버렸다.

 

 

 

 

 

어딜 가나 이 상품이 그 상품, 별 생각없이 노전을 사열하듯 걸어 내려오는데.

그 중에 눈에 반짝 하나 띈 것.

 

곳감걸이.

 

곳감을 만들 때마다 이걸 어디서 파는 지 몇 년을 두고 말만 하다

이젠 아예 잊어버리고 있던 차에

그 수많은 상품들 속에서 어찌 용케도 발견해 낸 것이다.

 

추녀 밑에 잘 깎은 곳감 감이 여기에 주렁주렁 매달려있는 광경을

생각만 해도 즐겁다.  

 

올가을 곳감 만드는 시름 하나는

새해벽두에

일찌감치 덜었다.

 

 

 

 

 

2.000원짜리 뻥틔기 한 봉지 또한,

돌아오는 길,

입을 내내 즐겁게 했다.

 

 

 

 

곳감걸이도

뻥 소리도

 

내가 발견한 게 아니다.